[대선 D-22] 김문수, 의총서 큰절로 '원팀' 호소…당내 분열 수습·전열 재정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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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후보 단일화 내홍을 극복하기 위한 인적 개편과 '원팀' 체제 구축에 나섰다. 당은 김 후보 체제로 재정비됐지만, 당 안팎의 균열도 여전해 후유증을 얼마나 빨리 줄이느냐가 과제로 부상했다.

김문수 후보는 11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고 “반드시 당선돼 대한민국을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또 4선 중진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내정했다. 한덕수 전 총리도 만나 선대위원장직을 공식 제안했으나 사실상 거절당했다.

김 후보 체제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의 우려는 적지 않다. 후보 자격 박탈부터 심야 입당 및 단독 입후보 강행, 지도부 주도의 후보 교체 시도까지 이어진 일련의 과정은 당 내에서도 '정당 민주주의 파괴'라는 거센 비판을 낳았다.

지도부 책임론도 확산되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원투표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양수 사무총장도 물러났다. 단식 투쟁까지 불사한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친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퇴진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 조경태·정연욱·정성국 의원 등은 “월권적 행위로 당원의 피선거권을 침탈했다”며 원내지도부 전체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을 소집, 대국민 사과와 직접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의원들 앞에서 큰절을 하며 “경선 과정에서 상처를 드렸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의 큰절을 받아달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과거의 상처를 서로 보듬고 화합해야 할 때”라며 “오늘부터 우리는 원팀”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저 김문수, 여러분과 함께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의원님들과 함께 김문수 정부를 함께 세우자. 통합과 책임의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대선 승리를 위한 결속을 요청하며 “국민의힘을 반국가, 반체제 세력을 막아내는 '큰 집'으로 키우겠다”고도 했다.

이날 의총에서 권 원내대표는 “이제는 과거의 우여곡절은 잊고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원 다수는 여전히 교체 파동의 후유증을 체감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이날 안철수·주호영·황우여·권성동·나경원·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윤재옥 총괄본부장 등을 핵심으로 한 선대위를 구성하고 첫 회의도 개최했다. 총괄지원본부장은 사무총장으로 내정된 박 의원이 맡는다. 이들 외에도 강민국 의원이 공보단장, 이종배 의원이 특보단장, 김은혜 의원이 대변인단 단장, 김정재 의원이 미디어본부장에 각각 임명됐다.

일각에서는 김문수 캠프 내부에서 박 의원을 사무총장에 기용한 것이 원내지도부 교체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후보 교체 시도에 관여했던 권성동 체제와의 선 긋기, 당내 친윤계 인사 중심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당분간은 불편한 동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진 의원은 “당원 기반의 민심이 확인됐고 김문수 체제가 출범했지만, 후보 교체 과정에서 당은 무너졌다”며 “당분간 본선 체제보다 내부 균형 회복이 더 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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