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김문수 대선 후보의 자격을 공식 취소하고, 무소속이던 한덕수 예비후보를 당에 입당시켜 새로운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대선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대선 후보를 교체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0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는 김 후보에 대한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후보의 입당을 승인했다. 이로써 한 후보는 책임당원 자격을 갖춘 뒤 정식으로 당의 대선 후보 선출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대신 김문수 후보는 후보 선출 7일 만에 후보 자격을 잃게 됐다.
여러분의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덕수 후보자는 10일 오전 국민의힘 입당 절차를 마치고 책임당원이 되었다”고 전했다.
한 후보는 “저의 목표는 단 하나, 여기서 대한민국의 기적이 끝나선 안 된다는 것,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하나가 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후보 입당과 함께 한덕수 캠프 측은 인사 재정비도 이뤘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날 한 후보의 후원회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단기필마였던 한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함으로써 조력해 줄 조직과 소속이 생겼기에 물러난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이날 중 전당원 투표를 거쳐 당내 대선 후보로 재선출될 예정이다. 이어 11일 전국위원회 인준 절차까지 마치면 국민의힘 공식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다.
김 후보 측은 당 지도부가 주도한 한 후보로의 '후보 교체'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며 추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날 밤 김문수·한덕수 후보 측은 두 차례에 걸쳐 단일화 실무 협상을 벌였지만, '역선택 방지 조항' 등 여론조사 방식에서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의결한 '비대위 권한 일임' 결정을 바탕으로 즉각 후보 교체 절차에 돌입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