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책 추진이 관행혁신 개선안" 국토부, '셀프 관행혁신' 논란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가 4개월동안의 활동 끝에 내놓은 첫 번째 개선권고안이 전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현 정부 정책을 두둔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실효성 논란을 빚고 있다. 개선권고안들이 대부분 국토부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이어서 권고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관행혁신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전 정권 정책을 비판하고 현 정책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는 1차 발표과제로 △주택 정책 △재건축 제도 △공공임대주택 공급문제 △아라뱃길 사업 △친수구역 사업을 선정하고 개선권고안을 29일 발표했다.

위원회는 국토부가 과거 행정의 잘못된 점을 성찰하고 정책의 지향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지난 해 11월 출범했다. 민간전문가 9명과 국토부 실장·과장 5명 등 총 14명의 협의체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지난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및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청약규제 완화 등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초점을 둔 주택정책으로 서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정책기조를 벗어났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향후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주택시장 여건과 관계없이 1순위 자격 요건, 가점제 적용 비율 등의 청약제도는 '현행' 수준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2013년 8.28대책, 12.3대책, 2014년 9.1대책은 모두 주택 매매수요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저리 대출을 지원하거나, 대출규제를 완화한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증가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빚내서 집사라'는 대책을 추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용이다. 개선방향으로는 무주택 서민에 대한 저리의 정책 자금 지원은 지속하되, 향후 인위적인 수요 부양을 위해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지양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현 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가라는 권고로 풀이된다.

재건축사업 제도 역시 전 정부에서는 제도 전반을 재건축사업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운영한 결과 최근 재건축이 무분별하게 추진됐다고 꼬집었다. 개선방향으로 “국토부가 재건축 제도를 사업 억제 또는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고 노후불량 주택의 개량을 통한 도시환경 개선 등 재건축 제도 본래의 목적대로 일관성 있게 운용키로 했다”며 현 정책을 홍보했다.

아라뱃길 사업 타당성 조사와 추진경위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아라뱃길의 물동량이 계획대비 8.7%수준에 불과한 것은 처음부터 본 사업의 타당성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 KDI의 검토(BC=1.065) 이후 사회적 숙의과정없이 바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당초 민자사업으로 계획된 것을 한국수자원공사가 직접 시행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을 지적했다.

이미 현정부 정책으로 대부분 방향을 정해 놓고 개선안이라고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김남근 위원장은 “국토교통부의 정책, 사업, 행정 등 사업 추진 경위에 대해 의문점이 있는 것에 대해 점검한 활동이었다”면서 “상황에 따라 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기조들에 대해 설명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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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관행혁신위원회 명단>

"현 정책 추진이 관행혁신 개선안" 국토부, '셀프 관행혁신' 논란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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