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운명을 결정지을 자율협약 마감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노노(勞勞)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 매각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엇갈린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노조의 매각 반대로 30일이 지나 자율협약 절차가 종료될 경우 법정관리, 상장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마지막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금호타이어 청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외 매각 찬성 vs 반대…노노 갈등 확산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29일 성명을 통해 해외매각과 법정관리를 모두 반대하며, 국내 기업 인수를 추진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30일 오후 2시부터 광주공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노조는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국내 기업 인수와 관련한 모든 것을 밝히겠다”면서 “해외매각과 법정관리를 막으려면 30일까지 완강히 버텨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직과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동의보다 회사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존속가치(4600억원)가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에 그쳐 법정관리로 가면 청산이 불가피하다는 대내외적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직 대표단은 “청산 가능성이 높은 법정관리행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변화가 감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노조 집행부가 회사 생존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협상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전임 집행부도 현행 노조 집행부의 강경 투쟁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노조가 조합원들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통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에 대해 조합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명분 없는 파업은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은 노사가 고통 분담을 해야 한다는 원칙과 더블스타 매각을 고수하고 있다. 타이어뱅크 등 제3자가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모두 현실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모든 잠재적 인수자를 검토했으나,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더블스타가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수천억원의 적자가 나는 중국공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더블스타 밖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30일 지나면 법정관리…최악의 시나리오는?
금호타이어는 다음 달 2일 어음 270억, 5일 400억원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30일을 넘겨 해외 매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채무를 막을 수 없어 법정관리로 가게 된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회생절차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고강도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임금 삭감이 뒤따를 전망이다. 채무가 동결되면 600여개 협력업체의 줄도산도 우려된다. 금호타이어가 2월 말 기준 협력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물품 대금은 1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망 붕괴로 국내·해외 공장 생산이 중단돼 회사가 자연 청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정관리는 금융거래 안전성을 크게 떨어뜨려 신차용 타이어 공급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앞서 미국 내 대형 유통업체들은 법정관리가 시작될 경우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