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메타버스 플랫폼인 '메타버스 서울'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접는다.
팬데믹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 등 기술환경이 변화한 데다, 서비스 개시 1년이 넘도록 일일 신규 유입이 100명을 넘지 못하면서 활성화가 한계에 다다렀다는 판단에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메타버스 서울 관련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개최, 메타버스 서울 관련 현황을 공유하고 서비스 중단에 따른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자신문과 통화에서 “메타버스에서 AI로 기술환경이 급변하면서 사회적 관심도도 낮아지고 시장도 위축됐다”며 “체감형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더는 시민 유입 요소가 낮고 시 재정의 효율화가 필요해 오늘 10월부터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서울'은 세계 최초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2023년 1월 서비스 시작 약 1년 10개월만에 서비스를 접게 된다. 구축과 운영에 투입된 예산은 약 60억원이다.
메타버스 서울 앱은 비대면 디지털 전환 행정환경에 대응하고 신개념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3차원으로 구현된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서울시청, 핀테크랩, 기업지원센터, 부동산계약체험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누적 방문자 약 34만명, 일평균 650명이 방문했다.
하지만, 서비스 개시 1년이 넘도록 일일 평균 신규 다운로드는 87건으로 100건을 넘지 못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부터 저조한 이용률과 지속적 예산 투자에 대해 지적해왔다.
업계는 '메타버스 서울' 서비스 중단에 대해 짧은 기획 기간과 준비 부족에서 나온 '예견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일반 소비자 대상(B2C) 서비스는 지속적 투자를 요구하는데, 공공 앱의 특성상 이용자가 줄어들면 시의회 등의 반대로 지속적 예산 투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용자 유입이 줄어들수록 추가 예산 투입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접어든다.
메타버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에 이용자가 아바타로 들어가서 처음 한 두 번은 신기해서 즐길 수 있지만, 계속 방문하려면 콘텐츠와 재미 요소가 추가돼야 한다”며 “최소 3년은 콘텐츠 추가와 홍보, 마케팅 등 지속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메타버스 서울 앱이 상징적 서비스이긴 하지만, 모든 공공 메타버스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북, 전북, 강원 등 기획 단계부터 공공과 민간이 긴밀하게 협력해 활성화되는 경우도 있다”고 제시했다.
실제로 대학과 산업 현장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 교육·훈련 분야에서도 메타버스 활용은 확대되고 있다.
최용기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메타버스 서비스는 첨단기술로써 중장기적 준비와 지속적 투자가 필수”라며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출발해 최근 경기 상황마저 악화되자 예산 지원의 동력을 상실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메타버스의 실패가 아니라 IT 벤처붐 때와 마찬가지로 메타버스가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한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