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고분자공학과 이동현 교수와 이동은(박사과정) 연구원이 '테프론 막대(PTTE bar)'를 이용해 고밀도 나노구조 패턴을 자유자재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나노패턴 제작 장비를 3000~4000원 '막대' 하나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제작이 쉽고 공정비용이 저렴해 반도체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
고성능 반도체 소자개발을 위해선 다양한 회로 패턴을 고밀도로 만드는 기술이 필수다. 하드디스크, 이동식기억장치(USB), 메모리 등 저장용량은 커졌지만 고밀도 공정으로 좁은 면적에 많은 회로 패턴을 제작할 수 있어 장치 크기는 작아졌다. 현재 업계에서 사용하는 기술은 복잡한 생산 공정과 비싼 원가를 감당해야 했다. 최근 주목 받은 유도자기조립(DSA) 기술 역시 특정 기판이 필요하고 불규칙한 결함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이 교수 연구팀은 막대 모양 폴리테트라플로로에틸렌(이하 테프론)을 기판에 문질러 나노구조 패턴을 생성는 기술로 기존 단점을 보완했다. 연필처럼 사용할 수 있어 직선, 곡선 등 원하는 모양을 자유자재로 구현한다.
테프론 막대를 이용해 만든 패턴 위에 블록공중합체(서로 다른 두 종류 이상의 고분자 분자들이 화학결합으로 연결된 고분자) 막을 형성해 기판 위에 수직으로 배열된 고분자 나노구조가 넓은 면적에 스스로 균일하게 정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자제작에서 블록공중합체 DSA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실리콘웨이퍼, 유리 및 고분자필름 등 다양한 표면에 적용 가능하다.
이동은 연구원은 “특별한 설비 없이 테프론 막대를 문질러 손쉽게 직선, 곡선 형태 다양한 회로패턴을 만들 수 있다”며 “최소 수억원을 호가하는 나노패턴 제작 장비에 비해 테프론 막대 가격은 3000~4000원에 불과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한국연구재단과 경기도지역협력연구센터(GRRC) 지원을 받아 미국 메사추세츠대학(University of Massachusetts, UMASS) 토마스 러셀 교수 및 UNIST 박수진 교수 연구팀과 공동 진행했다. 지난 2월 1일 미국 화학학회 국제권위지 'ACS 나노'에 연구성과를 게재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