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소재 'PI 바니시' 日 독점 구도 깨진다…양산 나선 SKC코오롱PI

SKC코오롱PI는 최근 신규 시설투자 공시를 띄웠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등 차세대 용도를 위한 폴리이미드(이하 PI) 바니시(Varnish) 생산라인 구축에 120억원 투자한다는 내용이었다. 회사는 9월 말까지 신규 설비를 들여 연 600톤 규모 PI 바니시 라인 1호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PI 바니시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다. 플렉시블 OLED 패널의 기판 재료가 바로 PI 바니시다. OLED 패널 제조 공정을 살펴보면 최초 유리 위로 용액 상태인 PI 바니시를 코팅한 후 열로 경화시켜 PI 기판을 얻는다. 그 뒤 PI 기판 위로 박막트랜지스터(TFT)와 OLED 소자를 얹고 레이저로 유리를 떼어내면 최종 OLED 패널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탄생한 OLED 패널은 기판이 얇고 유연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분류된다. 일부 업체에서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PI를 썼다고 해서 플라스틱 OLED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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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PI 바니시는 OLED 디스플레이 제조의 핵심 소재다. 하지만 그동안 일본 기업이 PI 바니시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다시피 했다. OLED는 국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누구보다 앞서 양산에 성공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OLED 제조에 필수인 PI 바니시는 일본 기업이 삼성과 LG 양사에 독점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는 일본 우베코산이, LG디스플레이는 일본 가네카가 각각 단독 납품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PI 바니시의 안정적 공급 확보를 위해 2011년 일본 우베코산과 합작사(에스유머티리얼스)를 세우기도 했다.

SKC코오롱PI의 신규 투자, 즉 PI 바니시 양산 확정은 PI 바니시 소재의 국산화를 뜻하는 동시에 독점이었던 시장 구도가 이제 변화를 맞게 됐다는 신호다. 특히 양산을 확정했다는 건 수요처까지 결정됐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SKC코오롱PI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급사는 밝힐 수 없다”면서 “국내외 시장을 모두 염두에 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현재 세계 OLED를 대량 양산 중인 기업이 국내에 있고, SKC코오롱PI가 그동안 국내 업체와 연구 개발한 점을 들어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공급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PI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OLED 시장이 초기였고, 계약 관계도 있었기 때문에 삼성과 우베, LG와 가네카가 독점 서플라이체인 관계를 맺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 OLED 패널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 쪽에서도 새로운 공급처가 필요했을 것으로 본다. SKC코오롱PI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개발해왔다”고 말했다.

SKC코오롱PI의 바니시 생산 설비는 올해 9월 말 준공될 예정이다. 회사는 시운전을 거쳐 하반기 본격 생산,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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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코오롱PI 구미공장 전경(사진:SKC코롱PI 홈페이지)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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