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과 우리나라 중소기업 40여개를 아우르는 양자 생태계를 구축한다. 지난달 인수한 양자암호통신 세계 1위 기업 스위스 IDQ를 유니콘(매출 1조원 이상) 기업으로 육성한다.
SK텔레콤은 스위스 제네바 IDQ 본사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글로벌 퀀텀 얼라이언스'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약 700억원으로 IDQ 주식 50% 이상을 취득,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글로벌 퀀텀 얼라이언스에는 노키아, 애드바(ADVA), 도이치텔레콤, 브리티시텔레콤, KPN, 시에나, ABB 등 글로벌 대기업과 우리로, 코위버, 플렉트론 등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한다.
SK텔레콤은 “현재 참여기업이 40개 이상”이라며 “참여기업과 협력 범위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퀀텀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양자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IDQ와 협력으로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사업 기반도 확실하게 다진다. SK텔레콤과 IDQ간 공동 최고기술책임자(CTO) 체제를 가동한다.
한명진 SK텔레콤 상무는 “IDQ는 정부·금융·통신·우주항공·장비·대학 등 다양한 분야에 글로벌 파트너를 확보했다”면서 “양사 역량을 공유해 IDQ를 세계 1위 유니콘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IDQ 인수 계기로, 양자암호기술을 5G 통신망에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양자난수생성기(QRNG) 기반 보안 솔루션 시장과 단일광자검출기술 등을 활용한 초정밀 양자센서·응용 제품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SK텔레콤은 2021년 양자위성 '큐샛(QuSAT)'을 발사하고 2022년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기존 계획도 재확인했다. 위성을 이용하면 수천㎞ 떨어진 곳까지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그레고아 리보디 IDQ 최고경영자(CEO)는 “양자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2014년 이후 IDQ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며 “향후 5G와 사물인터넷(IoT)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양자기술이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자암호통신은 최고 보안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는 블록체인은 물론 자율주행, 위성, 바이오 등 첨단 분야에서 레이저나 가시광선 등 미세한 빛을 측정하는 기술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
“IDQ, 제2의 퀄컴될 것”
“양자암호통신을 기반으로 '제 2의 퀄컴'이 될 수 있는 IDQ와 협력, 글로벌 사업 기반을 구축하겠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IDQ는 양자센서분야에서도 선두주자”라며 “협업을 통해 5세대(5G) 이동통신은 물론 자율주행, 정밀의료(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 활용할 방침”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원장은 양자 원천기술과 전문인력이 풍부한 IDQ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IDQ 연구원 35명 중 절반 이상이 석·박사급이다. 양자 핵심 특허 50개를 보유했다.
박 원장은 또 “IDQ가 제네바대 등 유럽 대학, 연구소와 협력관계가 좋다는 게 장점”이라며, 기술력뿐만 아니라 탄탄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원장은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블록체인도 가치가 '0'이 될 수 있다”면서 “SK텔레콤은 5G, 자율주행차 등에 양자기술을 적용해 다가오는 위협에 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바(스위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