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개화로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전망 밝아
이차전지 원재료 몸값이 급등하면서 폐배터리에서 다시 소재를 추출하는 도시광산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투입되는 기술력 대비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비관 시각이 많았지만 전기자동차 시장 개화로 시장성이 부각되면서 많은 업체가 도시광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기차를 폐차하더라도 장착된 배터리를 다른 차량에 재사용하거나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재활용하는 리유즈와 분해 후 이를 추출해서 다시 쓰는 리사이클링 등 방식도 다양하다.
대표 업체는 벨기에 유미코아다. 이 회사는 2006년부터 폐배터리에서 자원을 회수하는 기술을 연구해 왔다. 이미 2500만파운드(약 376억원)를 투자, 앤트워프에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파일럿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2만5593대다. 지난해 보급 대수가 전년 대비 2.3배 증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구매 보조금을 받은 전기차를 폐차할 경우 배터리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반납하도록 하고 있지만 반납된 배터리 처리 방법에는 세부 절차가 없다.
전기차 육성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26일 산업 부처 합동으로 전기차 제조사에 폐배터리 수거와 전문 리사이클링 업체로 이전하는 재활용 채널 구축 책임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임시 조치를 발표했다. 배터리 제조사는 표준을 따르고, 해체가 쉬운 제품 설계를 채택해야하며, 추적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독일은 배터리·축전지의 폐기 처분과 친환경 처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배터리 제조사와 수입업체가 폐배터리 회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도 최근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회를 여는 등 관련 규정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국내 도시광산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1일 “5년 뒤에는 폐차되는 전기차가 많아지고 자동차에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에 이를 분해·회수하는 사업이 각광 받을 것”이라면서 “한국은 광물 자원 매장량이 풍부한 국가가 아닌 만큼 전기차 시대를 맞아 도시광산 사업에 먼저 나서서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