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봅슬레이팀 원윤종-서영우 조가 결승선을 통과하자, 경기장 대형 전광판에 시속 150㎞로 질주하는 한국팀 봅슬레이에 탑승하고 있는 것 같은 생생한 영상이 펼쳐진다.
마의 구간 '9번 트랙'을 지날 때 화면이 트랙을 따라 90도로 회전하며 빨려 들어가는 듯한 속도감도 느낄 수 있다.
남자 봅슬레이 2인승 경기에서 제공된 '싱크뷰' 초실감형 스포츠 중계 덕분이다.
KT는 올림픽방송서비스(OBS)와 협의해 봅슬레이 남자 4인승·2인승, 여자 2인승 경기에 싱크뷰를 구축했다.
봅슬레이 썰매 전면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1인칭 시점 고화질 영상을 촬영하고 카메라와 연결된 담뱃값 크기 초소형 5G 모뎀이 0.001초(1ms) 대 초저지연 성능을 활용해 OBS 중계센터로 실시간 전송한다.
카메라 무게는 35g, 5G 모뎀 무게는 115g에 불과하다. 공기저항이 중요한 봅슬레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소치올림픽에서도 해외 업체가 부착형 카메라를 선보였지만 팔뚝만한 크기에 무게도 무거워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적용이 무산된 바 있다.
KT가 구축한 5G 시험망은 싱크뷰를 실제 고화질 TV 생방송·녹화중계에 활용하도록 높은 품질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글로벌 시청자가 안방과 스마트폰에서 모두 즐기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실시간 싱크뷰 중계도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을 개발했다.
KT는 5G가 초대용량·초실감형 영상 전송을 가능하게 해 스포츠 중계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100여대 카메라를 설치해 이용자가 원하는 각도에서 실시간 영상을 즐기는 '타임슬라이스'를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적용했다. 크로스컨트리에는 '옴니뷰'를 적용, 시청자가 지도상에서 원하는 시점을 선택하며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모두 실제 올림픽 중계에 적용됐다.
김형준 KT 평창동계올림픽 추진단장은 “싱크뷰는 고객이 체험 가능한 5G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면서 “앞으로 폭넓은 동·하계스포츠 중계에 적용될 기반 기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KT 기술에 대해 “5G는 인류가 달에 착륙한 순간만큼이나 인류를 진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평창=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