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위 수여식에 참석했다. UNIST 관계자 극소수만 알고 있던 깜짝 방문이었다.
과거 대통령이 몇 차례 KAIST를 찾기는 했지만 지역 소재 이공계 특성화 대학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UNIST에서 학생들과 패스트푸드로 오찬을 나누고 첨단 연구 시설을 둘러본 뒤 졸업생 축사까지 3시간 이상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UNIST 설립과 성장이 울산 지역의 발전을 이끌고, 나아가 지역 발전이 대한민국 발전의 동력이 돼야 한다는 말로 UNIST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느낀 과학기술의 힘을 전하고, 지역 공동체를 배려한 '사람을 위한 과학기술'을 구현할 때 대한민국은 가장 성공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NIST와의 남다른 인연도 언급했다. 노무현 참여정부 때 지방 균형 발전 차원에서 UNIST 설립을 확정했고, 민주당 대표 시절에 UNIST를 과학기술원으로 승격시켰다는 내용이다.
UNIST는 설립 이후 단기간에 비약 발전했다. 문 대통령 축사에 담기지 않은 세계 수준의 연구 성과가 많다.
이차전지 연구개발(R&D) 역량은 세계 톱 수준이고, 태양전지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효율을 수차례 경신했다. 최근에는 이 같은 연구 성과를 수출형 연구 브랜드로 이어 가며 'K-사이언스'의 토대를 만들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에서 가장 발전한 대학 한 곳을 꼽으라면 UNIST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인류를 위한 과기 선도는 UNIST의 현재 비전이자 미래 지향점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성 목적도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문 대통령의 지역 소재 과기원의 첫 방문은 지역 과기계에 남다른 의미를 안긴다. 개교 이후 글로벌 3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을 목표로 쉼 없이 달려온 UNIST 교수와 학생, 졸업생에게는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큰 격려가 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