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04명, 주민등록번호 바꿨다

# 신청인 A. 검찰청 수사관을 사칭한 사기전화범에게 속아 금융사기사이트에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1200만원을 송부했다. 주민등록번호 유출과 재산피해가 발생해 주민번호를 변경했다.

# 신청인 B. 이혼 후 주민등록번호를 알고 있는 전남편의 가정폭력을 피해 세 모녀가 주거지원시설에 입소했다. 가정폭력 사실과 향후 피해를 우려, 세 모녀의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했다.

지난해 5월부터 현재(1월 11일)까지 주민등록번호 유출로 고통 받던 304명이 번호를 변경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위원장 홍준형)에 따르면, 총 810건의 변경신청이 접수됐다. 위원회는 총 14차례 회의를 개최해 496건(접수건의 61.2%)을 심의, 304건을 인용하고 186건을 기각, 6건을 각하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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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건의 절반 이상인 484건(59.8%)이 위원회 출범 직후인 6~7월에 집중됐다. 신청 사유는 재산(604건, 74.6%), 가정폭력(90건, 11.1%), 생명·신체 피해(86건, 10.6%)가 전체 접수건의 96%이상으로 주를 이뤘다.

시·도별로는 서울 207건(25.6%), 경기도 187건(23.1%)으로 수도권 지역이 가장 많았다. 부산 63건(7.8%), 대구·인천·충남·경남 각 42건(5.2%)으로 시·도별 주민등록 인구수에 비례하는 양상을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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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번호 변경으로 인용 결정된 사유는 신분도용·사기전화 등으로 인한 재산 피해가 198건(65.1%)으로 가장 많다. 가정폭력으로 인한 피해 63건(20.7%), 폭행·감금·데이트폭력 등으로 인한 생명·신체상 피해 33건(10.9%), 성폭력 등 피해 10건(3.3%) 순이었다.

변경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186건은 주민등록번호 유출 입증 미비, 통상의 거래에 사용되는 주민등록번호 제공으로 인한 막연한 피해 우려, 유출 없이 이뤄진 사기 등으로 법령에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기각했다. 6건은 기타 피해자 본인 사망, 신청취하 등 사유로 각하 결정됐다.

홍준형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위원장은 “엄정한 심의를 거쳐 304건의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했다”면서 “운영과정에서 발견되는 제도 미비점을 수정·보완하면서 구체적 피해 사례를 널리 알려, 주민등록번호 유출 피해를 예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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