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창립 50주년에 맞춰서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연말까지 재벌기업 자체개혁을 요구하면서 연말까지 '의지'라도 보여야하는 상황이 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안은 후계구도를 고려한 순환출자와 일감 몰아주기 해결 방안을 골자로 할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재계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9일 '현대차 창립 50주년'에 맞춰서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는 게 유력하다. 공정위가 언급한 재벌기업 자체개혁 시한을 이틀 앞두고 '뉴(New) 현대차'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김상조 공정위원장 취임 이후 개혁이 필요한 대표적인 재벌그룹으로 지목받았다. 총수 일가가 일부 지분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순환출자 구조와 총수 일가 지분이 많은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에 모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0.78%를 보유하고,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3.88%를, 기아차는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보유하는 구조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현대모비스 지분 6.96%와 현대차 지분 5.17%를 보유함으로써 그룹을 지배해왔다. 정 회장 아들 정의선 부회장은 꾸준히 주력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보유 지분은 현대차 2.28%, 기아차 1.7%에 불과하다. 순환출자 고리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은 단 한 주도 없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정 회장 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면 되지만, 11조원가량이 필요하다.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총수 일가가 사들이려면 4조원이 든다. 또 현대모비스의 현대차 지분(20.8%)을 매입하는 데도 7조원이 필요하다. 때문에 재계에선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면서 정의선 부회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업계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각각 투자와 사업 부문으로 분할한 후, 투자 부문끼리 합병하는 방식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한다. 이 방식은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면서 정의선 부회장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등 보유 자산으로 지주사 지분을 사들이면 그룹 경영권을 자연스럽게 승계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면서 “해결 방안을 마련 중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대책도 내놓을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가 30%(비상장사는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를 제재한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부자는 2015년 2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지분 13.5%를 팔았다. 또 정 부회장은 이노션 지분도 8% 처분해 두 회사에 대한 총수 일가 지분율을 29.9%로 맞추고 규제를 피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상장사, 비상장회사 구분 없이 총수 일가 지분율 기준이 20%로 낮추자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총수 일가 지분 30%'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상장사 기준을 '총수 일가 지분 20%'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현대차그룹 일감 몰아주기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위원장이 재벌그룹에 자발적으로 변화 의지를 보여 달라고 여러 번 말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도 자체적으로 방안을 마련 중일 것”이라며 “공정위가 강제적으로 개혁하는 것이 아닌 자체 개혁을 유도하는 게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