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혼외아들이 이 명예회장의 부인과 이복형제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삼남매에게 “상속분을 달라”며 낸 소송이 기긱됐다. CJ 가문 재산을 둘러싸고 2년 넘게 끌어온 상속 다툼에서 법원이 CJ 이재현 회장 일가 측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 11부(부장판사 신헌석)는 21일 이모씨가 이 명예회장의 부인 손복남 CJ 고문과 장남 이재현 회장, 장녀 이미경 부회장 등 삼남매를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이에 따라 이번 유류분 소송을 낼 상속인 자격을 유지하고자 이 명예회장의 자산 1억여원과 채무 32억여원을 상속받았던 A씨는 오히려 30억여원의 빚을 갚아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씨는 2015년 10월 손 고문 등을 상대로 2억100원 상당의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유류분은 법률상 상속인에게 법으로 인정된 최소한의 상속 지분이다. 민법은 배우자와 자녀 등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절반, 부모 등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3분의1을 유류분으로 인정한다.
이씨 측은 손 고문이 시아버지인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차명주식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이를 사실상 증여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손 고문이 이 명예회장과 이혼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부부 공동재산이라는 논리다.
CJ 측은 재판에서 “이맹희 명예회장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만큼 유류분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소송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씨는 이 명예회장과 영화배우 출신 박모씨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이 명예회장의 호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지내다 2004년 이 명예회장에게 친자확인 소송을 냈고 2006년 대법원에서 친자라는 확정판결을 받았다.
박씨는 2012년 부양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이 명예회장에게 양육비 청구 소송을 내 4억80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