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갈 길 먼 중기부, 이제 시작이다

Photo Image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 후 이어진 정치 공세에 지금까지도 허덕이고 있다. 7월 26일 부처로 출범한 후 홍종학 장관이 취임하기까지 무려 118일이 걸렸다. 장관 인선 과정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첫 희생양은 박성진 후보자였다. 창조과학회를 비롯한 과거 행실과 언행이 논란을 빚으면서 자진사퇴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이면에는 정치권 힘겨루기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주변의 시각이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상황이었다. 더구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도 야당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쳐 국회 인준이 불투명했다. 이에 여당은 전략적인 선택을 했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힘없는 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희생됐다는 것이다.

증여세 논란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홍 장관도 야당 반대가 심했다. 결국 국회는 청문회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로 인해 내년 예산안과 개혁 입법을 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장관 선임 이슈에 묻혀 있던 중기부 청사 이전도 쉽지 않은 문제다. 내년 4월로 다가온 지방선거로 인해 세종시 이전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방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여야가 모두 지역 민심의 눈치를 보고 있어 한동안은 대전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기부 내부 판단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벤처·소상공인 관련 정책 주무 부처다. 수장 부재로 출범하고도 무려 118일 동안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가야할 길이 멀다. 더 이상 정치 논리에 발목에 잡혀서는 안 된다. 이제는 여·야를 불문하고 힘을 실어줘야 할 때다.

Photo Image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