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디스플레이,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주력 제품이 한국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우리나라가 사상 최대인 4301억9000만달러어치를 수출한 것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ICT 제품의 경이로운 성장세에서 기인했다. ICT는 이 기간에 1432억9000만달러를 수출, 전년 대비 21.4% 증가했다. 한국 경제 성장세가 3%대 머무른 것이 비하면 폭풍 성장세다. ICT 무역 수지 흑자는 687억7000만달러로 전체 무역 수지 흑자(755억3000만달러)의 91%를 차지했다. ICT 수출액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이지만 무역 수지 흑자는 사실상 혼자 책임진 셈이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선박, 섬유 등 기존 주력 제품 수출이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ICT가 전체 수출과 무역 수지까지 견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이 4301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 최대 기록이다. 올해 분기별 수출 증가율도 1분기 14.7%, 2분기 16.7%, 3분기 24.0%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ICT 품목 강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수출은 692억달러로 지난해보다 53.9% 증가했다. 단일 품목 가운데 수출액과 성장률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복합구조집적회로(MCP)가 D램에 이어 2위 품목으로 떠오르는 등 고부가 가치화가 이뤄지면서 월평균 수출 증가율이 50% 이상 고성장을 지속했다.
디스플레이도 지난해보다 13.1% 늘어난 205억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현지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대로 베트남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컴퓨터는 9% 증가한 67억달러에 달했다.
ICT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반도체 한 품목만 16.1%에 이르는 등 디스플레이 4.8%, 무선통신기기 3.8%, 가전 1.6%, 컴퓨터 1.5% 등으로 전체 수출의 30%에 육박한다.
ICT 수출은 4분기 들어서도 호조세가 이어졌다. 10월 ICT 수출은 180억1000만달러로 지난 9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을 올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13대 주력 품목 가운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8개 품목이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면서 “8대 신산업 부문에서도 ICT 제품의 호조세가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8대 신산업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태양광, 로봇 등 7개 품목 수출이 증가하며 3분기 누적 총 수출 12%를 차지했다. 신산업은 4차 산업혁명과 세계 환경·안전 규제 강화 등에 대응한 선제 투자와 고부가 가치 상품 개발이 주효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을 제외한 9개 주요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지역별 수출 비중은 중국 23.6%, 아세안 16.5%, 미국 12.1%, 유럽연합(EU) 9.7%, 베트남 8.2% 순이다.
산업부는 중국 수출 의존도가 점차 완화하는 추세인 가운데 아세안, 베트남, 인도 등 신흥시장 수출 활성화와 시장 다변화가 진전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아세안, 미국, EU, 베트남 등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주요 국가에서 수출 점유율이 상승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2017년 1∼3분기 수출입 실적(통관기준)] (단위:억달러, %)
[주요 ICT 제품 수출액 및 증감율, 수출 비중] (단위:억달러,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