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4차 산업혁명, 우리는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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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민 로지브라더스 대표.(사진=로지브라더스 제공)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한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과연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고, 다음 세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아직 학계의 주장이 분분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는 2000년대 초 영국과 독일의 자동화 구축 프로젝트에서 언급된 이후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 주제로 선정되며 화두가 됐다.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성'과 '초지능화'라는 특수성을 띠고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산업이 긴밀하게 연결되고 융합되는 환경을 의미한다. 혁명이란 단어에서 굉장히 큰 변화의 물결이 온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미 스마트폰 대중화를 비롯해 알파고, 3D 프린터와 같은 기술을 경험하며 이 같은 변화를 직·간접 경험을 해 왔다.

나라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방법과 집중 투자하는 분야는 조금씩 다르지만 몰두하는 공통 부분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가장 근본이 되는 범국가 차원의 소프트웨어(SW) 교육 실현이다. 최근 익히 들어본 '코딩 교육'이라는 단어가 이를 뜻하고 있으며, 이미 영국·미국 등 교육 선진국에서는 6~7세의 어린 아이부터 초·중·고교생까지 폭넓게 코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역시 내년부터 중학교부터 SW 교육이 의무화될 예정이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실시간으로 소통하기 위한 모바일 메신저나 길을 쉽게 찾아가기 위한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처럼 어떠한 문제 해결을 위해 SW를 만드는 행위가 바로 코딩이라 할 수 있다. 즉 코딩은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목적성을 띤다. 문제 해결 과정을 들여다보면 자료를 수집 및 분석한 뒤 문제를 분해해서 구조화하고 해결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추상화 과정, 이를 거쳐 문제에서 알고리즘 도출과 도입하는 자동화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단계별 과정을 통해 컴퓨터처럼 사고할 수 있는 능력, 즉 컴퓨팅사고력(CT)이 신장되는 것이다.

CT는 창의 사고, 논리 사고 등 융합 사고 능력과 긴밀히 연결돼 단순히 SW를 만드는 일뿐만 아니라 경영·금융·예술 및 기타 공학 등에 걸쳐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용 사고방식이라 할 수 있다.

코딩 교육은 분명 미래 직업 수요와 개인 경쟁력 단련을 위해 이전에 영어 교육 열풍이 불던 것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코딩 교육의 근본 목적은 정보기술(IT) 기업의 엔지니어 또는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직무 교육이 아니라 바로 CT 신장에 있다.

CT 함양을 위한 코딩 교육을 받을 때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컴퓨터와 직접 소통하기 위한 언어부터 무작정 배우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외국어를 배울 때 문법부터 학습, 수많은 외국어 포기자를 보았다. 또 이렇게 배운 외국어는 실생활에 얼마나 활용할 수 있겠는가.

코딩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프로그래밍 전문 언어를 무작정 배우기보다 다양한 교구를 만져 보고 접하는 등 환경을 편하게 받아들이고 관심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또 복잡한 문법을 포함한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 대신 이해하기 쉬운 블록 언어를 먼저 접하는 것이 좋다. 블록 언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여러 문제를 해결해 가며 동기를 부여하고, 소프트웨어 기본 개념을 단계별로 학습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포기 없이 CT를 신장시키는 가장 효과 높은 방법이다.

4차 산업혁명 속에 모든 것이 연결되는 방법이 바로 SW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 우리는 어떠한 일을 하게 되더라도 CT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CT 신장으로 초점이 맞춰진 교육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이뤄지길 기대한다.

노상민 로지브라더스 대표 albert@logibr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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