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열풍...궐련형 담배, 배터리 新시장 됐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새로운 배터리 수요처로 뜨고 있다. 전자담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를 내놓은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글로'에는 모두 18650(지름 18㎜, 높이 65㎜)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가열식 전자담배 원조 격인 아이코스의 경우 충전기인 '포켓 차저'와 담배를 넣어 피우는 본체인 '홀더'에 각각 다른 배터리가 쓰인다.

포켓 차저에는 2900mAh 용량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필립모리스는 이 배터리를 파나소닉, LG화학, 삼성SDI 등으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홀더에는 그보다 용량이 작은 120mA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들어간다. 용량이 작기 때문에 6분 정도 담배 한 대를 피우고 나면 다시 포켓 차저에 충전을 해야 한다. 홀더는 금속막대의 열로 담배를 쪄주는 역할을 하고 실제 손에 쥐거나 입에 물고 사용하기 때문에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낮지만 충전 시간이 빠르고 수명과 안전성에 강점이 있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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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가 내놓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사진=전자신문DB)

아이코스와 달리 글로는 충전케이스와 본체가 결합돼 있다. 배터리 용량은 3200mAh으로 아이코스 보다 크다. 글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배터리는 파나소닉과 삼성SDI가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최근 판매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출시가 이뤄진 일본의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이 전체 흡연 인구의 10% 수준에 이른다. 국내에도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어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배터리 업체 입장에서는 원통형 배터리 셀 하나당 가격이 몇 달러 정도로 높지 않아 매출 기여도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그동안 배터리가 탑재되지 않았던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명이나 안전성 문제는 해소해야 할 문제다. 궐련형 전자담배도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자기기 이기 때문에 수명이 존재한다. 아이코스의 경우 홀더는 약 7300회 충전이 가능하다고 필립모리스는 설명하고 있다. 하루에 1갑(20개피)을 피운다고 가정하면 1년간 사용이 가능한 수준이다. 포켓 차저는 약 400회 충전이 가능하다. 매일 충전한다고 계산하면 약 13개월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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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코리아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사진=전자신문DB)

아직은 국내 출시 초기여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출시 1년 정도가 지나면 배터리 교체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용 교체용 부품을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 공식적으로는 제품 수명이 다 하면 새 제품을 구입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출시가 먼저 이뤄진 일본에서는 아이코스를 분해한 후 새 배터리로 교체하는 방법이 사용자 사이에 공유된다. 이 경우 안전성이 담보되기 힘들다. 배터리 제조사가 우려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8650 원통형 배터리는 규격화된 제품이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 용으로도 많은 제조사가 공급하고 있다”면서 “사용자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배터리를 구입해 임의로 교체할 경우 폭발 사고 등 위험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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