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차세대 '8단 변속기'로 업그레이드…'고연비·고성능' 실현

현대·기아자동차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고단 변속기를 양산차에 적용해 미래 자동차의 핵심 과제인 고연비·고성능 실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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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고성능 N 브랜드의 첫 번째 모델 i30 N 경주차.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8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DCT)' 개발을 완료하고, 내구성 테스트 등 막바지 품질 점검에 들어갔다. 8단 DCT는 현대차 고성능 N 브랜드의 첫 양산형 모델인 'i30 N'에 처음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유럽 시장에 출시할 i30 N에는 먼저 6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되며, 2018년 하반기 이후 양산될 8단 DCT를 추가로 선보인다.

자동화 수동변속기의 하위 개념인 DCT는 민첩한 변속 성능과 우수한 연비를 동시에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DCT는 두 개의 클러치를 사용해 동력 손실이 거의 없는 수동변속기 원리로 변속을 진행한다. 기존 자동변속기보다 변속 반응 속도가 빠르고, 연비도 10% 이상 높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DCT 장착 비율이 2015년 6.5%에서 2021년 9.6%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기아차는 2015년부터 기존 자동변속기를 자체 개발한 DCT로 대체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벨로스터, i30 디젤, 쏘나타 터보 등 20종 이상의 양산차에 자동변속기 대신 7단 DCT를 장착해 판매한다. 현대·기아차가 8단 DCT를 새롭게 도입하는 것은 현재 양산차에 탑재 중인 7단 DCT만으로 향후 선보일 다양한 고성능차의 성능을 뒷받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DCT는 오일의 사용 여부에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된다. 기존 7단 DCT는 건식 방식으로 연료 효율성이 높고 구조가 습식보다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허용된 토크 값이 존재해 고성능차에 적합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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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다양한 양산차에 적용 중인 7단 DCT.

현대·기아차가 새롭게 개발한 8단 DCT는 습식 방식을 채택했다. 오일을 사용하는 습식은 냉각 효율이 높아 더 큰 힘에 대응할 수 있고 내구성도 우수한 편이다. 현대·기아차는 8단 DCT를 양산해 향후 출시할 다양한 고성능, 대형 모델에 순차적으로 탑재할 예정이다.

기존 자동변속기도 신차 출시 시기에 맞춰 기존 6단 대신 8단으로 대체하고 있다. 기아차는 20일부터 신형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2018년형 쏘렌토'의 판매를 시작한다. 상품성 개선 모델인 신형 쏘렌토는 파워트레인 개선을 통한 연료 효율성 강화에 초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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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중형 SUV 쏘렌토.

신형 쏘렌토에 탑재될 8단 변속기는 기존 현대차 맥스크루즈에 탑재된 변속기와 동급 사양으로, 기존 6단 변속기보다 연비를 5%가량, 가속력을 2~5%가량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단화로 한 단계 부드러운 변속 성능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현대·기아차 SUV 디젤 모델 가운데 8단 변속기를 탑재하는 것은 모하비, 맥스크루즈에 이어 쏘렌토가 세 번째다.

현대·기아차 최초로 출시가 검토됐던 신형 쏘렌토 디젤 하이브리드는 이미 기술 개발을 마쳤지만, 2018년형 모델 출시에서는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초기 구매 비용 증가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디젤 하이브리드 모델은 배터리와 모터 등의 부품이 추가되면서 600만~700만원가량의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 8단 변속기 탑재와 디자인 변경으로 신형 쏘렌토의 가격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습식 DCT와 8단 자동변속기는 현재 양산차에 탑재되는 변속기 가운데 가장 상위 개념으로 평가된다”며 “현대·기아차가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것은 변속기 기술력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 중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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