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화학이 지난 2분기 배터리 사업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소형전지 사업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수익성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여서 배터리사업 부문 흑자전환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말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SDI의 지난 2분기 전사 영업이익은 7분기 만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는 최근 들어 삼성SDI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속속 올려잡으면서 수십억원대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 매출도 1조4000억원대로 작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꾸준한 흑자를 내고 있는 전자재료사업 부문과 비교해 전지사업 부문 적자는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 분기에는 소형전지 부문에서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사태 여파로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삼성SDI의 소형전지 사업은 2분기 들어 갤럭시S8 판매 호조에 따른 리튬폴리머 매출 확대로 100억원대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힘입어 전체 전지사업 부문 적자폭도 전분기 대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LG화학 역시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2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750억원이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늘어난 6조원대 초반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지사업 부문은 지난 분기에도 흑자전환이 쉽지 않았다.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LG화학 전지사업 부문 2분기 영업손실은 10억~40억원대다. 적자 기조는 지속됐지만 1분기 전지사업에서 100억원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줄어들 전망이다.
중장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 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이차전지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흑자전환 시기다.
LG화학의 경우 주요 고객사인 GM 전기차 볼트 판매가 확대되고 주요 완성차 업체로부터 추가적인 수주 가능성도 열려있어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말 폴란드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늦어도 내년 중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볼트EV가 7월부터 미국 내 52개주 전역에 걸쳐 판매가 시작된다”면서 “판매 지역이 18개에 불과했던 5월까지 총 5950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이 본격 확대되면 LG화학 중대형전지 매출이익 성장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삼성SDI 중대형 배터리 사업은 단기간 내 적자를 탈출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삼성SDI의 경우 하반기 BMW i3 2세대 판매 확대 등으로 중대형 전지 적자폭을 줄이면서 내년 말부터는 흑자전환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대 본격화에 따른 기대감에도 중국 NEW(New Energy Vehicle) 크레딧 도입에 따른 수혜가 없고 3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R&D) 집행도 존재해 단기적 이익증가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감안하면 중장기 관점에서는 기대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