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산업 변화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마차와 자동차가 섞여 다니던 19세기 도로 풍경이 자주 언급된다. 즐비한 마차 대열 속에 한두 대 끼어 다니던 자동차가 도로를 완전히 뒤덮기까지 단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혁신에 기초한 변화는 기하급수 규모이자 불가역하다.
전기자동차에 대해서도 비슷한 비유가 가능하다. 전기차가 많이 늘었다고는 해도 대도시에서 하루 종일 전기차 한 대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수없이 많은 내연기관차 속에 전기차는 보일락 말락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는 다르게 따져봐야 할 문제다.
분명한 것은 전기차가 앞으로 자동차 산업의 진화에 핵심 키를 쥐고 있다는 점이다. 지능형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은 엄밀히 말하면 주변 기술과 기능의 진화이지 자동차 본연의 진화는 아니다. 그래서 전기차의 대중화는 시간문제다.
전기차 시대는 차량 제조나 시장 구조가 이전 자동차 시대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어떤 기존의 산업 체계 내 기득권도 사라질 것이다. 전기차로 출발했지만 전문 및 실용 기술로 특화된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름 잡을 수도 있는 구조다. 물론 여기엔 조건이 붙는다. 새로운 시도로 도전하고, 때론 실패하면서 시류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시장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앞으로 조립 모델처럼 어느 날은 출력 좋은 스포츠형 모터를 썼다가 다음 날에는 조용한 모터를 달 수 있게 된다. 차체도 주문형 디자인으로 온라인에서 구매, 바꿀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이렇게 될 것이냐다. 2~3년 내 확 바뀔 수도 있고 10년 정도 걸려서 천천히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준비하고 있지 않는 기업과 사람에게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중소기업이 빠르게 기회를 포착하고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다가오는 새 시장에서 글로벌 1위도 노려볼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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