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 중 하나인 '가상현실(VR)'을 육성하는 정부·기술계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다양한 산업영역으로 확산해 국가경쟁력을 키우자는 전시회가 최근 부산에서 열렸다. 1일부터 3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7 부산VR페스티벌(2017 BVRF)' 현장을 방문, 행사 모습과 향후 전망 등을 살펴봤다.
◇저변 확대·융복합 산업 구상 목표
2017 부산VR페스티벌은 지난해 10월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코리아VR페스티벌(KVRF)' 변형으로 미래창조과학부와 부산광역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공동주최한 총 73개사 255개 부스 규모의 VR박람회다. 주요 행사일정으로는 △미국 칼 크란츠 SVVR(실리콘밸리VR)회장과 에이프릴 린 Trailblazing VR 대표, 스티븐 마 Xuberance 대표 등 VR계 저명인사와 KT, 엔비디아, 인텔, 전자부품연구원, 이노시뮬레이션, 스코넥, YJM게임즈, 익스트리플 등 6개국 50여 개 업체가 참가하는 'VR사업 선도기업 콘퍼런스' △게임·제조·의료·영상·교육·문화 등 산업별 최신 VR기술 전시 및 일반인 체험 △글로벌 VR네트워크 구축 투자설명회(HTC, 한국VR산업협회) 등이 펼쳐졌다.
이번 박람회는 신기술·제품 전시 및 개발자 기술교류 중심의 국내외 유사행사와 달리 VR기술 개발과 사업화 일선에 있는 기업-학교-연구소 간 만남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비게임 분야 VR기술 접목을 촉진함으로써 VR분야 국가경쟁력과 성숙도를 높이는 국내 첫 행사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또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으로 성장 동력이 줄어든 동남권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를 부가했다는 것도 의의로 꼽힌다.
유동현 벡스코 전시1팀장(처장)은 “VR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 국한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를 다양한 산업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나의 비즈니스 플랫폼을 형성해보자는 취지로 행사를 준비했다”며 “우리 행사는 VR기술과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융·복합을 꾀하면서 VR 활용범위를 전 산업으로 확대해 저변을 넓히고 해외 네트워크 구축으로 VR 시장성을 넓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VR 비즈니스 협력 플랫폼
VR기술 활용범위를 넓히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2017 부산VR페스티벌에서는 크게 기술(Tech)·산업(Enterprise)·콘텐츠(Contents) 세 분야가 눈길을 끌었다.
기술 분야에서는 'VR기술 대중적 혁신'을 모티브로 와이파이 기반 무선 VR모션시트를 선보인 이노시뮬레이션(대표 조준희)이 주목받았다. 이 기업은 2000년 설립된 산업용 시뮬레이터 제조 전문기업으로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국제소비가전전시회( CES)'에서 VR영상 속 움직임을 시트로 전달해 입체 감각을 주는 'VR모션시트'를 개발한 곳이다. 이들은 기존 VR모션시트가 고성능 PC와 HMD(Head Mounted Display), 모션시트를 유선으로 연결하면서 유지비용과 효율성에 있어서 한계를 보였던 점에 착안, 무선 와이파이를 매개로 모션시트와 스마트 디바이스 장착 HMD(Head Mounted Display)를 연결해 효율성과 체감성을 높인 무선 VR모션시트를 선보이며 VR영역 대중화와 산업 확장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산업 분야에서는 VR게임 강호 스코넥엔터테인먼트와 신흥주자 쓰리디팩토리가 VR엔터테인먼트계 대표산업이라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형 VR체험 테마파크 완성형을 가시적으로 보여줬다. '모탈 블리츠' 시리즈로 일본 플레이스테이션 VR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한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VR복합문화공간인 'VR스퀘어'를 선보였다. VR스퀘어는 부산VR페스티벌 현장에서는 제외된 워킹스루 방식의 '모탈블리츠 워킹 어트랙션'과 플레이스테이션 VR 기반 '모탈블리츠 for PSVR', VR콘텐츠 체감 시뮬레이터 'VR큐브' 등 14종의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VR복합문화공간이다. 쓰리디팩토리는 PVP서바이벌 VR게임과 레이싱, 공포체험류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테마파크 브랜드 '캠프VR'를 선보였다. 이들이 전면에 내세운 'PVP서바이벌'은 원거리 네트워크상으로 각국 유저들과 함께 같은 가상공간 내에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하면서 차세대 VR테마파크 모습을 드러냈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VR영화 '거제도:제3전선'을 선보인 매크로그래프와 산업·의료·문화VR 콘텐츠를 선보인 DM스튜디오 등에 관심이 쏠렸다. 영화 '거제도:제3전선'은 '명량' '연평해전' '한반도' 등 다수 영화에서 VFX를 담당한 매크로그래프가 선보인 VR인터랙티브 영화로 한국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 포로수용소가 있던 경남 거제시의 역사적 사실을 뛰어난 그래픽 기술로 구현했다. DM스튜디오는 3D그래픽 업계에서 갖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VR로 묘사하면서 업계 큰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도 VR와 문화콘텐츠로 유명한 CJ와 KT는 각각 4DX와 GiGA VR 등 브랜드로 수준급 콘텐츠와 함께 VR시장 확대 대표주자로 불릴 만한 저력을 드러냈다. 게임사 드래곤플라이는 5월 경기 고양시 플레이x4에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VR FPS게임 '또봇VR'와 '스페셜포스VR'를 선보였다. 남서울대·경상대(부산)·동명대·영산대·광운대·동의대 등 VR관련 학과도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선보였다.
2017 부산VR페스티벌은 국내 VR업계 높은 수준을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물론 각 산업영역과 해외시장과 연대방안을 모색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며 막을 내렸다.
VR업계 관계자는 “이번 2017부산VR페스티벌은 국내 VR문화 저변 확산과 다양한 융·복합콘텐츠 개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10월 열릴 코리아VR페스티벌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VR 추세에 맞는 국가경쟁력 확보에 꼭 필요한 행사로 지속 개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선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dspark@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