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중국의 애니메이션 합작 산업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로 인한 찬바람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한중 애니메이션 업계에 따르면 6월 1일 중국 어린이날을 맞아 베이징 시내 완구점 등 중국 유통시장에서 '슈퍼윙스'를 비롯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소재 장난감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 사태 속에서도 중국 시장에서 한국 애니메이션과 관련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애니메이션 장르 특성 상 국적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내 유통되는 한국산 애니메이션 대부분이 중국 기업과 합작으로 제작 공급돼 저항감이 크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한·중 합작 애니메이션은 주로 한국에서 성공한 작품에 중국적 요소를 가미하는 방향으로 각색 제작되는 추세다.
현재 '날아라 슈퍼보드'는 한·중 협력 아래 중국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중이다.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극장 애니메이션 '점박이' 속편이 한·중 합작으로 제작될 예정이고, TV애니메이션 '머털도사'도 한·중 공동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 계획이 세워지고 있다.
중국 인기 만화 '살아남기 시리즈'와 TV 애니메이션 '정글에서 살아남기'는 한·중이 공동으로 극장용 버전을 만들고 있다.
한중 합작 애니메이션 제작은 지난달 열린 '부산콘텐츠마켓(BCM) 2017'에서도 화제였다.
BCM조직위는 사드 문제로 중국 바이어 및 셀러의 개별 참가가 줄어들자 중국 내 콘텐츠 협회, 단체를 설득해 참가를 유도하고, 한중 협회 및 단체 간 합작과 투자를 유도해 성과를 거뒀다.
중국 대형 완구회사가 투자한 한·중 합작 애니메이션도 등장했다. 합작 애니메이션을 원소스멀티유스(OSMU)로 활용하려는 목적이다.
실제로 각종 비행기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슈퍼윙스' 장난감 캐릭터는 이미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한·중 합작 애니메이션 '고고 다이노'를 비롯해 '로보카 폴리', '뽀로로', '코코몽' 등 애니메이션 기반 캐릭터 상품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애니메이션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중국 기업과 공동 제작해 중국산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중국내 대형 완구회사나 게임회사 등과 합작해 공동 제작을 확대하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