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간 거래(P2P) 금융업계가 가입만 해도 현금을 지급하거나 커피 기프티콘부터 순금 골드바, 금수저 등 각종 경품을 쏟아내고 있다. 이달 말 1인당 투자금 제한, 예치금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업계 구조조정이 예상되면서 생존을 위해 세를 불려 놓기 위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신생 P2P금융업체가 대거 생겨나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이벤트전이 치열하다. 온라인 카페 등에는 P2P업체 월별 이벤트 현황을 공유하거나 이벤트 참여로 쏠쏠한 혜택을 누린 후기도 올라왔다.
P2P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 투자자와 대출자, 투자대상을 연결하는 금융 서비스다. 중간 비용을 절감하고 각종 핀테크 기술을 도입해 기존 금융권 대비 합리적인 이자율이나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끌고 있다. 45개 회원사로 구성된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말 기준 회원사 누적 대출 취급액은 약 8680억원에 달한다. 협회 회원사 외에도 신규 업체가 시장에 꾸준히 진입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군소 업체도 100여 곳에 이른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가이드라인 시행까지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업계도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개인투자자 1인당 투자 한도가 1000만원으로 제한되고 선대출이 금지되면서 외연 확대에 제동이 걸린다. 인터넷전문은행, 저축은행 등 중금리 대출 시장 경쟁자 약진도 위협 요소다.
한 P2P금융업체는 5월 이벤트로 신규 회원 가입만 해도 주유권을 증정하고 100만원 상당 순금 골드바, 공기청정기, 블루투스 이어폰, 백화점 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노트북이나 고화질 TV 등 고가 전제품과 여행 상품권 등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업체도 눈에 띈다. 커피 기프티콘과 수천원~1만원대 현금 리워드 지급도 심심찮게 이뤄진다.
투자자뿐 아니라 대출자 모집에도 공을 들인다.
대표적인 P2P금융업체 에잇퍼센트는 이달 말까지 신용1~7등급 대출자를 대상으로 금수저 증정 '최저금리 보상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다른 금융사에서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시 보상금과 함께 미니 금수저를 지급하는 제도다.
업계 관계자는 “신생 P2P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면서 초반 고객 유치를 위해 이벤트나 마케팅에 상당한 비용을 들이는 곳이 적지 않다”며 “중소 규모 업체는 법인·기관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은 만큼 가이드라인 시행 전 개인투자자를 최대한 확보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29일부터 유예기간을 마치고 P2P금융 가이드라인을 본격 시행한다. 업체당 개인 최대 투자 한도는 연 최대 1000만원으로 제한된다. 선대출은 금지되고 P2P업체는 투자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은행이나 상호저축은행, 신탁업자 등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에 예치하거나 신탁해야 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