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

Photo Image
박성수 광주전남연구원장

국민의 간절한 염원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19대 대통령에 문재인 당선인이 취임했다. 모진 산고를 겪은 터여서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벌써부터 달라지는 대한민국을 체감하려는 성급한 국민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도탄에 빠질 뻔 한 대한민국에 '희망'을 심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두껍기만 하다. 당장 밖으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 안으로는 청년 실업을 비롯해 양극화와 지역 간 불균형 등 눈앞의 현안만 쳐다봐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여기에 혜안, 대안, 대응 등 해결의 깨우침을 위한 요구는 끊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쉽게 공감하지 않으려는 심리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 자명하다.

이 때문에 '국민 대통합' 시나리오가 발 빠르게 제작 단계에 들어가야 한다. 두 동강 난 대한민국을 다시 하나로 뭉치는 협치와 대연정의 대승·단결을 시작해야 한다. 우선 해묵은 오해와 곡해를 허심탄회하게 노출시켜야 할 것이다. 지역·세대 간 갈등 요소를 면밀히 조사해서 차근차근 타래를 풀어내야 한다.

중요한 건 '균형'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많은 대한민국이 침잠의 늪에 빠진 시기가 균형이 깨진 순간이었음을 복기해야 한다. 조급함을 버리고 진중하게 나아가야 한다. 반드시 국민이 원하는 '무엇'을 야무지게 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장점인 스킨십 리더십을 무기로 하여 국민에게 먼저 다가서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야 한다. 더 이상의 외면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동행하면서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그 흔한 '쇼'는 절대 피해야 한다. 보여 주기에 이골이 난 국민이기에 이제는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을 간파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정의로운 정치·경제 자원의 배분 기준을 정확히 제시하고, 모두가 인정받는 사회의 기틀을 쌓아야 한다.

많은 것을 뜯어 고치고 보수하면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정치·재벌·언론·검찰 개혁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 생태계 변화에 따른 일자리 창출 등을 숙고해야 한다. 특히 N포 세대 청년들을 위해 일자리, 능력 개발, 문화·복지 여건을 확충해야 한다. 이들에게 기회와 희망을 줄 다양한 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남북문제 등과 관련된 외교상의 난제 해법에는 특유의 결단력이 필요할 것이다. 불안정한 외교 정세를 슬기롭게 헤쳐 가기 위한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절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인구 절벽 문제는 시급한 선결 과제다. 생산 인구 저하로 저성장은 지속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생존 문제로까지 치닫게 되는 형국이다. 복지 차원을 넘어 전 방위로 생산 가능한 인구 확충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광주·전남 3대 상생 공약인 5·18정신의 헌정사적 의미와 헌법적 가치 규범화, 광주·전남을 '대한민국 에너지신산업 메카'로의 육성 등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광주시는 친환경차 생산 기지화와 국가 주도의 군 공항 이전을 위한 특별법 제정, 옛 교도소 부지 무상 양여 등 해묵은 난제를 새 정부와 함께 풀어내길 소망하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10년째 상충되고 있는 호남고속철도(KTX) 무안국제공항 경유 등 2단계 사업, 흑산 공항 건설, 여수 경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편입 등 표류하고 있는 현안 사업에 청신호를 기대하고 있다.

국가·지역 사업으로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더 이상 지체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새 정부의 어깨가 무겁고 버겁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보채지만은 않을 것이다. 믿음과 따름이 있을 것이다. 응원과 격려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다시 '회생'할 수 있도록 새 정부에 무한 긍정을 발산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소원하고 싶다. 대한민국의 퇴보는 2017년 5월 8일로 종료됐음을 확인시켜 주기를.

박성수 광주전남연구원장 parksstar@gjeri.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