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폭스콘이 중국에서 샤프 브랜드 TV 사업을 확대한다. 올해 판매 목표를 1000만대에서 14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샤프와 이노룩스가 생산하는 TV용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도 함께 성장할 지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폭스콘은 최근 올해 샤프 TV 판매 목표치를 1000만대에서 1400만대로 올렸다. 당초 1000만대 목표치도 공격적인 수치로 평가받았지만 이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폭스콘과 샤프가 자신하는 것은 중국 TV 사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샤프 아쿠오스(AQUOS) TV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샤프는 현지 저가 시장부터 고가에 이르기까지 중국 현지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가 전통 LCD TV 강자 브랜드로 명성을 갖춘 데다 가격까지 낮추자 판매량이 급증했다.
샤프는 연간 500만대 수준의 TV를 판매하고 있다. 일본 샤프를 인수한 대만 폭스콘은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샤프 TV 사업의 부활을 노린다.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은 '스카이 타이거 프로젝트'를 지휘, 올해 샤프 TV 판매 목표를 연간 판매량의 갑절에 달하는 1000만대 수준으로 잡았다. 세계적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약 5500만대)와 LG전자(약 2700만대), 중국 유력 TV 제조사인 TCL(약 2200만대)의 목표치에 비하면 적지만 3대 TV 제조사 가운데 하나인 소니(약 1200만대)와 유사하다. 샤프는 최근 목표치를 1400만대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샤프는 자체 TV 사업 확대를 위해 급작스럽게 삼성전자 VD사업부에 LCD TV 패널 공급 중단을 통보하기도 했다. 중국 하이센스에 공급하던 패널 물량도 올해 대폭 줄였다. 폭스콘이 대만 이노룩스의 최대 주주인 만큼 샤프가 이노룩스로부터 공급받는 패널 물량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올해 샤프가 생산하는 LCD TV 패널 대부분은 샤프 TV용으로 공급한다. 하이센스와 LG전자 등에 일부 물량을 공급하지만 100만대가 채 안 되는 미미한 수준이다. 샤프가 올해 생산하는 총 900만대 규모의 패널 가운데 800만대 이상을 샤프에 공급한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궈 회장의 스카이 타이거 프로젝트 성공 여부에 주목했다. 세계 TV 시장이 출하 대수 기준으로 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에 2배 성장을 이끄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샤프가 중국을 중심으로 브랜드 TV 사업에 성공하면 세계 패널 공급망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현재 샤프가 대부분 패널을 자체 조달하고 일부를 이노룩스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TV 출하량이 증가하면 자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소폭 유지한 외부 고객사 비중을 더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고화질 대형 TV 수요가 커진 것도 샤프에 유리하다. 이미 10세대 생산 라인을 갖췄고, 품질과 수율 안정 확보도 이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들은 폭스콘과 샤프가 공격적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집중했다.
데이비드 셰 IHS마킷 연구원은 “신제품을 쏟아내는 2~3분기에 샤프가 목표대로 TV를 판매하지 못하면 재고 축적으로 전체 가격이 하락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 성적을 보면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수준 물량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올해 1000만대 이상 판매 목표치를 거뜬히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