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샤프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았다. 중국에서 저가 TV 모델을 공격적으로 보급하며 TV 사업을 확대한 데 이어 다시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샤프는 최근 주주 대상으로 경영 설명회를 열고 OLED TV 패널 개발과 세트 생산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샤프는 지난 4월 1000억엔을 투자해 일본에 OLED 생산라인을 갖추고 내년부터 패널을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업계는 샤프가 4.5세대 혹은 6세대 OLED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샤프는 이에 더해 OLED TV 패널 개발에 속도를 내고 OLED TV 생산도 시작하겠다고 밝혀 중소형과 대형에 걸쳐 OLED 패널 개발 의지를 보였다.
샤프는 OLED 사업을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7년 매출을 2016년의 약 1.6배인 3조2500엔(약 33조1815억원)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먼저 액정표시장치(LCD) 4K TV 저변을 확대하고 8K 제품군도 늘려 초고화질 TV 시장에 대응하면서 중장기로 OLED TV 패널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샤프는 작년 8월 폭스콘에 인수돼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구조조정을 하고 폭스콘 궈타이밍 회장 주도로 중국에서 TV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데 힘입어 실적이 호전됐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TV 패널을 양산하며 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지만 아직 삼성디스플레이가 진입하지 않은 만큼 뒤늦게나마 OLED TV 패널 사업에 뛰어들어 승산을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OLED TV 사업의 경우 최근 소니 OLED TV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샤프는 당장 스마트폰, 태블릿 등 중소형 OLED 패널에 집중하고 이후 대형 패널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폭스콘과 샤프가 사업 시너지를 내면서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다시 브랜드 가치를 정립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중소형과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고 있어 샤프의 OLED 기술이 이들을 위협할 수준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