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샤프-이노룩스 연합체, 한국 OLED 독주 저지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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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샤프와 대만 이노룩스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에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한 연합체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셈이다.

20일 중국경제망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샤프가 4.5세대 OLED를 양산하기 위해 대만 이노룩스와 전문인력을 교류하는 등 협력을 조만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폭스콘-샤프-이노룩스 연합체가 OLED 시장에서 독주하는 한국을 저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합체를 이끄는 것은 대만 폭스콘이다. 폭스콘은 일본 샤프 모회사이자 대만 이노룩스의 최대주주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샤프가 TV 브랜드 사업을 키우기 위해 삼성전자에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 중단을 갑작스럽게 통보한 이후 폭스콘 움직임을 주시해왔다. 최근에는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입찰에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등 디스플레이와 TV사업은 물론 반도체 사업 진출까지 눈독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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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를,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TV 패널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지만 대만과 중국 모두 이를 저지할만한 기술력이나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 일본은 우수한 산화물반도체(IGZO) 기술을 갖췄고 OLED 연구개발 경험도 있지만 실제 양산 경험은 없다. 대만과 일본 모두 전통적인 LCD 강자지만 시장 중심이 OLED로 이동하면서 중국에 밀려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 만큼 투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것도 다크호스로 치고 나오기 힘든 한계다.

샤프는 작년 월 1만5000장 규모 4.5세대 OLED 설비에 투자키로 했다. 이후 올해 6세대 투자도 집행할 예정이었으나 4.5세대 파일럿 라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1000억엔(약 1조477억원)을 투자해 일본에 OLED 생산라인을 갖추고 내년부터 패널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업계는 샤프가 4.5세대 라인에 투자해 내년 2분기부터 리지드와 플렉시블 OLED를 모두 생산할 것으로 봤다.

이노룩스는 AUO가 4세대 OLED 라인을 운용하면서 6세대 투자를 준비하는 것과 달리 아직 OLED 투자에 뛰어들지 못했다. 작년 폭스콘이 샤프를 인수한 직후 이노룩스 OLED 연구개발 인력이 공동 연구를 위해 샤프로 이동한 정황이 보도되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샤프와 이노룩스는 OLED 공동 개발뿐만 아니라 설비 투자도 단일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투자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양사 상황상 OLED 인력과 투자비를 일원화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시장 경쟁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스콘이 샤프·이노룩스와 연합해 OLED 대응에 나서는 최종 목표는 애플에 아이폰용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것이다. 올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용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게 유력하다. 내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제2 공급사로서 일부 물량을 납품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BOE 등도 공격적으로 플렉시블 OLED에 투자하고 있어 일본과 대만의 물량 확보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샤프는 OLED 생산 경험, 이노룩스는 OLED 기술력이 부족하지만 폭스콘이 자금을 지원하면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 기업을 위협할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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