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회사만이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시기에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최명재 대신증권 O&T본부장은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자본시장 생태계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대신증권 O&T본부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새롭게 탄생한 부서다. 기존 IT개발 부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관련 고객관리, 콜센터, 스마트금융 부서 등이 모두 속해있다. 급변하는 자본시장 투자 환경 변화에 따라 IT적 사고를 가진 정보기술최고책임자(CIO) 역할도 커진 셈이다.
대신증권이 2월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AI) 챗봇(채팅로봇) '벤자민'도 변화하는 자본시장 환경에 먼저 대응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벤자민을 통해 수집한 고객의 각종 질의와 각 영역별 금융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벤자민 트레이닝센터'도 구축했다. 향후 선보일 온라인 중심 디지털 플랫폼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최 본부장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개인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달 중 인공지능 알파고에서 이름을 따온 '대신고'라는 이름의 디지털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대신증권이 금융투자업계 다른 증권사에 비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주된 이유를 회사 차원의 전폭적 지원으로 꼽았다. 실제 대신증권은 3년전부터 고객흔적 데이터를 수집했다. 투자자 거래에서 발생하는 로그 데이터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오류 데이터까지 모두 포함된다.
최 본부장은 “고객 흔적 데이터를 분석한 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 이상거래방지시스템(FDS)을 구축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우수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며 “빅데이터 기반으로 각종 오류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내부 관제 시스템을 1년반 전에 완비했다”고 말했다.
다음달 중 선보일 '대신고'도 대신증권이 각종 데이터를 3년여간 면밀히 분석한 결과다. 그는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궁리하다 보니 자연스레 생각이 펼쳐졌다”면서 “기술을 어떻게 금융투자업계에 적용해야 할 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자본시장을 비롯해 금융권 전체가 '밀레니얼(Millenial) 세대'에 걸맞는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비트코인 거래소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코인원과의 협력도 같은 이유다. 대신증권은 비트코인을 통한 미수금 결제 뿐 아니라 비트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업무 준비도 마친 단계다.
그는 “단순히 온라인 플랫폼이 아닌 마치 게임을 하듯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획기적인 플랫폼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과제”라며 “앞으로 게임이나 소셜커머스 등 금융회사가 아닌 신규 업체의 진입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먼저 앞서가 자본시장을 이끄는 회사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