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선 주자들이 '경제 개혁'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지금까지 현안별로 산발적 공약경쟁이었다면 이젠 보다 큰 틀에서 숙성된 민생경제 공약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우려했던 미국 금리 인상이 확정되면서 가계부채 대책도 불이 붙었다.
◇'경제공약' 큰줄기 내놓고 '민심잡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총량관리제 도입을 공약했다. 가계부채 총량관리제는 가계 부채 증가율을 소득증가율 보다 낮게 유지하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정책이다. 대부업 이자율을 20%로 단일화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전담기구 설치 등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7대 대책도 함께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더문캠 비상경제대책단 2차 경제현안 점검회의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부채주도 성장정책이 가계부채 증가 원인이었다”며 “우리 경제 체질을 개선하면서 가계부채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시대교체'를 내걸고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5대 기조 아래 13가지 구체 정책을 선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과로 시대에서 쉼표 있는 시대로'라는 주제로 '전국민 안식제 도입'을 꺼내들었다. 10년 일하면 1년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안 지사는 “사회적 대타협으로 10년 일하면 1년을 쉴 수 있는 안식제를 만들겠다”며 “공공부문에 이 제도가 안착하면 사기업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민 안식제'는 대량실업과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일자리 나누기'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 지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하는 '제2국무회의'를 신설, 중앙-지방간 격차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 강화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개혁 공약을 내놓았다. 안 전 대표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선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질서 파수꾼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4대 과제로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재벌 기업지배구조 개선 △재벌 소유와 지배력 간 괴리 해소 △시장 투명성 제고와 견제기능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공정위 상임위원 수를 5명에서 7명으로, 임기를 3년에서 5년으로 각각 늘리는 한편 공정위 회의록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더 이상 재벌을 법 위에 군림하는 예외적 존재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비리기업인에 대한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 △지주회사 규제 실효성 강화 △공익법인을 통한 총수 일가 지배권 강화 방지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강화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 △기업지배구조 관련 공시 확대 △최고경영자(CEO) 승계시스템 마련 △회계시장 투명성 강화 도 공약했다.
◇안철수-이재명, 중소기업·회생 정책 '맞손'
이날 안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중소기업과 재도전 기업인을 위한 정책 부문 공조를 다짐했다. 현재 야권 대선 후보 대부분이 중소기업·소상공인부를 신설하는 등 지원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재도전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연 중소기업인·재도전기업인 정책 간담회에서 “실패한 사람에게도 재도전 기회를 주기 때문에 실리콘밸리의 오늘이 있다”며 “실패를 용인해 자산으로 삼고, 사회적으로 축적된 상황에서만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시장도 △중소기업·소상공인부 신설 △중소기업 활성화 펀드 조성 및 운영 △선도투자금융공사 △중소기업 차등의결권 제도 등 중소기업 지원 관련 구체적 공약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악성 부채를 탕감하고 새출발을 도와주는 주빌리은행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안 전 대표와 이 시장은 중소기업 중심 연구개발(R&D)투자 확대와 금융지원, 인재 지원 방안에 서로 공감했다. 대기업·기득권 세력이 아닌 중소·벤처기업 중심 공정경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나눴다.
대선팀=팀장 성현희기자 election@etnews.com, 김명희·박지성·최호·박소라·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