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보복 현실화에 국내외 신평사 연이은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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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로 인한 중국 보복에 국내외 신용평가사가 경고 신호를 켰다. 면세점, 호텔뿐 아니라 자동차부품 등 중국 의존도가 큰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중국 관련 기업의 신용 강등을 예고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10일 사드 배치를 한국 정부와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평사는 중국 사드 보복이 소비재 중심으로 국내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NICE신용평가도 사드 배치에 따른 주요 산업별 영향을 조만간 발표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가 길어지면 면세점과 호텔업계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유건 한신평 실장은 “이달 중순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며 “중국인 의존도가 높은 호텔업계는 (중국 비공식 조치가) 단기에 그치지 않으면 매출과 영업이익 급감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조선호텔 등의 중국인 매출의존도는 면세점 부문 60%, 호텔 부문 10% 안팎이다.

신용평가사들은 관광 제한 조치로 직접 타격을 입은 면세점과 호텔뿐만 아니라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각종 소비재도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면세, 호텔을 비롯한 화장품, 항공, 자동차, 타이어 등 10개 산업 중국 의존도가 1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관광 제한 조치가 추후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번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지웅 한기평 연구원은 “최근 중국 시장 판매부진이 이번 사태로 인해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이 높고 중국 이익기여도가 높게 나타나는 부품회사 실적 저하가 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매출 기여도가 30~50%에 달하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중간재 분야는 비교적 영향이 덜할 것으로 분석했다.

엄정원 한기평 연구원은 “반도체는 과점 시장구조와 수급여건 등을 감안할 때 업계 전반 실적과 신인도 측면에서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도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뿐 아니라 미국발 금리인상 등 각종 대외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탄핵으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보다 대외 변수가 더욱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이 내수주 위주라기보다는 대외 여건에 민감한 수출주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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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 중국의존도자료:한국기업평가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