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금리인상 겹악재에도 삼성전자 등 최고가 행진

지수 2100선 안착을 노리던 국내 증시가 미국·중국발 겹악재에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업종 호조로 삼성전자가 장중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전체 시장 분위기는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DD)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 조치와 미국의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 지수 2100을 넘어서며 박스피 돌파 가능성을 높인 증시는 사흘 조정 후 2일 다시 2100을 넘어섰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 본격화로 주말인 3일 2070선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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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난 주말 미국 연준이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다시 시사하면서 시장 부담이 커진 점이다.

이달 들어 미국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시카고 경영자클럽 행사에서 “이달 회의에서 고용률과 물가 상승률이 예상에 부합하면 연방기금 금리의 추가 조정은 적절할 것”이라며 3월 인상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가 단기적으로 특정 기업과 업종에 국한되는 악재라면 미국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파장의 규모가 다르다.

국내외 증시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올해 미국 금리는 3차례 인상 가능성이 굳어진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에는 상·하반기 한차례씩을 전망했지만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인 옐런의 입장선회로 추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당장 한국은행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은 정책에 영향을 줄 만한 여건 변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면서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 앞당겨지고 예상보다 속도도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런 상황 변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증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의 약진으로 장 초반 약세를 딛고 가보합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201만1000원을 기록하며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장중 2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월 26일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도 4% 이상 오르며 4만9000원을 넘겼다. 5만원을 넘기며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초부터 하향세를 겪다. 이달 들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반도체업종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 호황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업황을 반영하는 반도체와 패널 가격 지표도 당초 예상보다 강세 흐름이 지속되고 업체 실적도 시장 기대를 대폭 상회할 것으로 추정돼 최근 주가 약세 국면은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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