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새 원장 선임에 나섰다. 원장추천위원회(이하 원추위)가 김차동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과 임기철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을 최종 후보로 올렸다. 두 사람 모두 국과위 상임위원을 거친 검증된 인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KISTEP은 지난해 원장 선임과 관련돼 갈등을 겪었다. 이사회에서 박영아 전 KISTEP 원장이 재선임됐으나 거부권을 가진 상위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연임 불허` 입장을 내세우면서 재선임이 무산됐다. 박 전 원장은 미래부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 중이다. 이사회 역시 과학기술 전문가인 자신들의 의견을 존중해달라고 했지만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사회 결정을 정부 부처가 존중해야 하는지, 거부권을 강력히 행사해야 하는지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때문에 이사회는 평가 방식을 좀 더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면접에 3인의 이사가 참여했지만,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5인으로 바꿨다. 손욱 KISTEP 이사장은 “낙하산 인사를 막고 역량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난번 사태를 계기로 이사들이 심적으로 위축됐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미래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한편에선 이전의 `정피아`보다 차라리 `관피아`가 나을지 모른다고 한다. 정부와 긴밀한 정책협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정피아나 관피아가 아니다. 새 원장 덕목은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 KISTEP은 국책 사업 예비타당성을 조사라는 막대한 임무를 가진 기관이다. 정부 정책 수립과정에 컨설팅도 한다. KISTEP 이사회는 이런 원칙 아래 철저하게 전문성 위주로 새 원장을 선출하길 기대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