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27〉오뚜기, 3분 카레가 가져온 밥상의 변화

카레와 라면을 포함한 각종 간편 조리 식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1969년부터 한국인의 밥상과 함께 성장해 온 오뚜기. 정직한 원료와 친숙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기업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K-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라이프 스타일과 시대를 반영한 '오늘에 맞는 상차림'을 제안하는 오뚜기의 시너지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도전과 발견으로 소비자에게 새롭고 폭넓은 경험을 선사하고 있는 오뚜기의 브랜드 스토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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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로고.

오뚜기의 창업주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은 1930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났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조흥화학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선친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며 기획에서 영업, 재무 등의 경험을 쌓았고 입사 10년 만에 독립을 꿈꾸게 됩니다.

그 당시 함태호 명예회장이 선택한 분야가 바로 식품 사업이었습니다. 수많은 분야 중에서 식품 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인공 감미료와 식품 첨가물을 만드는 조흥화학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식품 사업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당시 국민들의 식생활 환경은 무척 열악했고, 이러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열망도 커졌습니다.

마흔에 접어든 함태호 회장은 풍림상사를 설립하고 서울 영등포 문래동에 작은 공장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1969년 어린이날인 5월 5일 첫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바로 그 제품이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정상의 자리를 지킨 '오뚜기 카레'라 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저 먼 나라인 인도의 음식으로만 여겨졌던 인도의 커리가 일본을 거쳐 한국의 식품 기업인 오뚜기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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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초창기 제품 디자인.

카레 출시 이후 오뚜기는 스프, 케첩, 식초, 마요네즈를 연이어 내놓으며 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였습니다. 오뚜기가 출시한 제품들은 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즉석식품을 대표하는 제품은 곧 '오뚜기 3분 카레'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는 라면 사업도 진출했습니다. 참치와 즉석밥 시장으로 지평을 넓혀 식품기업으로 입지를 굳건히 하게 되었는데요. 설립 10년 만인 1979년, 1백억원이었던 매출이 1988년에 1천억원을 달성하며 중견 기업으로 성장할 토대를 다졌습니다.

설립 이후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고 오직 앞으로만 내달렸던 오뚜기. 한국인의 밥상에 오뚜기 제품이 없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대표적인 국민기업이자 동시에 생활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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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본사 전경.

많은 사람들이 오뚜기의 의미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함태호 명예회장에게 오뚜기란 결코 넘어지지 않고 항상 서 있는 부전상립(不轉常立)을 뜻한다고 합니다. 다국적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리 시장을 지켜낸 기업가로서의 강인함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현재는 많은 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루트세일 시스템도 국내에서는 오뚜기가 가장 먼저 실시했습니다. 루트세일이란 영업사원이 거래처를 직접 방문해 진열을 돕고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영업사원이 현장의 상황과 고객의 반응을 직접 살필 수 있어 제품 출시에도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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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티커를 부착한 오뚜기 케챂.

더불어 오뚜기는 한국에서 최초의 시식판매 및 판매사원 제도를 도입해 큰 반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또한 차량 광고 마케팅도 국내 최초로 시도하며 일상에서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도 함께 했습니다. 오뚜기의 마케팅이 현재는 많은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정착한 셈입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훌륭한 맛 외에도 오뚜기라는 브랜드를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도 직원들을 챙기고 협력업체의 이익을 보장하는 '동반성장'을 우선 순위에 두고 함께 싸우며 걸어왔다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목표보다 기업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소비자에게 큰 울림이 되어 많은 이들이 믿고 찾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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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함태호 재단에서 발간한 향신료 스파이스 백과.

귀여운 오뚝이 모양에 어린이의 밝은 미소가 새겨진 오뚜기의 로고는 힘든 일상 속에서도 잠시나마 여유를 가지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합니다. 대충 때우는 끼니에서 맛있게 즐기는 선물 같은 식사로의 초대. 품질제일주의로 오뚜기라는 브랜드를 일궈오며 국내 식품산업을 이끌어 왔습니다. 대중이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향신료와 맛을 경험하게 해주고 때로는 새로운 맛을 창조하며 한국인의 밥상에 즐거운 변주를 선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의 취향과 입맛에 따라 즐거운 식도락의 선택을 돕는 기업. 정직한 원료와 친숙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오뚜기의 전통이 이어지기를 응원합니다.

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이사 · 변리사 jmk@wegofair.com

[ 필자 소개 ] IP 및 브랜드 보호 전문가로, 한국IBM 시스템엔지니어와 독일 IP분야 로펌인 Stolmar&Partner 한국변리사로 근무했다. 국내외 IP 전문 변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AI기반 위조상품 모니터링 및 차단 플랫폼 'Wegofair'를 개발, 위조상품 유통 방지에 힘쓰고 있다. 현재 플랫폼 운영사인 (주)위고페어 대표이사와 특허법인 아이엠의 파트너변리사를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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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면 위고페어(위조상품 토탈플랫폼) 대표 겸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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