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활성화가 요원한 가운데 청년 일자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하다. 청년층 장기실업자 비중이 높아진다. 우수한 인재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편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고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많은 청년이 취업하지 못하는 가운데 상당수 기업은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구직난과 구인난이 교차하는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칭`이 여전하다. 일하고 싶지만 취업을 못하는 청년 인재가 넘쳐난다.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해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어간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는 18만2000명이다. 1년 전에 비해 6만2000명 증가했다.
장기실업자 가운데 청년층(15~29세) 비중이 44%에 달한다. 전년 34.3%에 비해 10%P 가까이 높아졌다. 전체 연령대 중 유일하게 청년층 비중만 상승했다. 경기 침체 탓도 있지만 구인기업과 청년구직자 간 미스매칭이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상반기 고용노동부 직종별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기업 미충원 사유 가운데 상당수가 미스매칭 때문이다. `사업체가 제시하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아서(25.1%)` `사업체가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16.6%)` `사업체가 요구하는 학력·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서(14.4%)` 등이 주를 이뤘다.
기업은 회사가 원하는 요건을 갖춘 지원자가 없어 구인에 실패하고, 구직자는 근로조건이 기대치를 밑돌아 취업하지 않는 악순환이다. 올해 일자리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대로라면 청년 장기실업자 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공산이 크다.
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기상도는 좋지 않다. 기계, 전자, 섬유, 철강,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건설, 금융보험 업종 일자리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악화된 일자리 환경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직격탄을 맞은 조선업종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1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수한 청년 인재가 좋은 일자리를 찾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적시적소에 배치하도록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 노력이 시급하다. 일회성 정책이나 지원사업으로는 부족하다. 미스매칭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기업이 원하는 능력과 인성을 갖춘 청년 인재를 발굴하는 시스템, 구직자가 희망하는 일자리를 찾아 상호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구인기업과 구직자가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채용·취업 활동을 벌이는 플랫폼이 요구된다.
문남미 호서대 교수는 “기업이 우수 인재 채용으로 적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추가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