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87> `청년창업 메카` 이끄는 최원우 청년창업사관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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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우 교장은 “창업이 미래 동력이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창업하면 실패한다”면서 “창업사관학교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게 기업가 정신 함양”이라고 강조했다.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청년 창업의 메카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자리 잡은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서면 학교 건물 2층에 걸린 `청년의 꿈, 땀, 그리고 뜀, 대한민국의 희망 청년 창업`이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사관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청년 창업 교육 프로그램은 엄격하다. 입학도 쉽지 않지만 입학해도 중간 평가를 해서 전체의 10%는 무조건 퇴교시킨다. 그 대신 험난한 과정을 거쳐 졸업하면 혜택이 많다. 사업비의 70%선에서 최대 1억원까지 지원받는다. 또 5년 동안 창업부터 마케팅, 제품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문가가 사후 지도를 해 준다. 이런 이유로 올해 청년창업사관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4.7대 1로 높아졌다.

최원우 교장을 9일 오전 이 학교 창의관 3층 교장실에서 만났다. 최 교장은 “창업이 미래 동력이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창업하면 실패한다”면서 “창업사관학교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게 기업가정신 함양”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입학 경쟁률은.

▲올해 7기 입학 경쟁률은 4.7대 1이었다. 450명 모집에 2106명이 응시했다. 올해 경쟁률은 2011년 청년사관학교 개교 이래 가장 높다. 지난해 경쟁률은 4.1대 1이었다.

-모집 학생이 늘었나.

▲그렇다. 올해는 500명을 선발한다. 상반기 450명, 하반기 50명이다. 지난해 학생 수 324명에 비해 약 60% 늘었다. 올해부터 예산이 지난해 26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었다. 학생도 지난해 300명 수준에서 올해는 500명을 뽑는다.

-입학 응시 자격 선발 기준은 무엇인가.

▲ 우선 서류 접수일 기준 만 39세 이하로, 학력이나 스펙은 보지 않는다. 예비 창업자와 창업 3년 미만인 기업 대표자는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다만 기술 경력 보유자는 접수일 기준 만 49세 이하도 자격이 있다. 학력이나 스펙을 안 본다. 그러다보니 연령대부터 직업, 학력이 다양하다. 평균 연령이 33세다.

-선발은 어떻게 하는가.

▲선발 과정은 엄격하다. 3단계 평가를 한다. 1단계는 서류 심사다. 최종 선발 인원의 2배를 선발해서 사업계획 적정성과 기술, 개발 능력, 성장성 등을 평가한다. 2단계는 심층 심사를 한다. 사업 수행 능력과 사업화 가능성, 시장 경쟁력을 평가한다. 3단계는 사업운영위원회를 열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한다. 입학생의 40%는 기창업자, 60%는 예비창업자다. 4수 한 입학생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게 인성이다. 지난해에는 고등학교 3학년생이 입학했다. 개교 이래 최연소 학생이다.

-창업사관학교는 현재 몇 곳에서 운영하고 있는가.

▲5개교다. 2011년 청년 최고경영자(CEO)를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설립했다. 현재 광주시, 경기도 안산시, 충남 천안시, 경남 창원시, 경북 경산시 등 5곳이다.

-이곳에는 교육 시설이 어떤 게 있나.

▲교육생들의 창업 지원을 위한 창업 공간(27개)과 교육장, 코칭, 기술지원, 시제품 설계실, 아이디어 제품관, 우수 제품관, 시제품 전시실 등을 갖추고 있다. 24시간 개방이다. 직원이 3시간마다 학교를 돌아본다.

이곳 창의관 1층 입구 오른편에는 아이디어 제품관과 우수 제품관, 왼쪽에는 시제품 전시실이 있다. 또 건물 복도에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를 비롯한 손정의,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 국내외 CEO 사진을 게시해 놓았다. 청년 창업자의 창업 의욕을 고취하기 위함이다.

-교수진 구성은.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교수진을 종전의 12명에서 올해 20명으로 늘렸다. 이들은 교육생에게 기업가정신 함양과 창업 아이템을 맞춤 지도한다. 외부 전문가 풀을 구축해 제품 기획, 디자인, 시제품 제작, 마케팅 같은 창업 사업화와 세무·노무 및 원가 관리 같은 CEO로서 기업 운영 능력 강화를 위한 전문가 상시 코칭 체제를 구축했다. 학생들이 교장한테는 인사를 안 해도 교수한테는 꼭 인사한다. 그만큼 각별한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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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창업 교육 과정은.

▲필수인 창업 사업화 과정과 선택인 창업 역량 과정이 있다. 필수 과정은 아이템과 사업 개발, 제품 개발과 시제품 제작, 제품 판로 확보, 성공하는 CEO 육성과 CEO의 사회 책임을 교육한다. 선택인 창업 역량 강화는 재무와 회계, 경영과 조직, 영업, 전문 기술 분야다. 학생들이 4시간 이상 창업 활동을 하면 하루 비용을 별도로 지급한다.

-중간 평가는 어떻게 하나.

▲단계별 진행 상황을 중간에 평가한다. 사업화 능력, 활동 성과, 창업 전념도, 교육 참여도를 점수로 평가해 입교자 가운데 하위 10%를 탈락시킨다. 학생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1기부터 6기까지 총 1680명을 선발했다. 그 가운데 중간 퇴교시킨 학생이 10%인 165명이다. 나머지 1515명이 졸업했다.

-기존의 창업 교육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이곳은 창업 계획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1대1 전담 코칭을 하는 등 맞춤형 교육을 한다. 이들은 미래 CEO다. 이에 따라서 기업가 정신과 리더로서 덕목을 갖춘 미래 CEO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곳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게 인사다. CEO 이전에 품격을 갖춘 인간이 돼야 한다. 고부가 가치 기술을 보유한 이들을 대상으로 기술 창업 스카우트 제도와 지난해 프리스쿨(Pre-School) 제도를 도입했다. 청년 창업자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가을 학기 입학제를 신설했다. 가을 학기는 5월에 모집 공고를 해서 6월에 선발, 7월에 입교한다.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에 우수 인력 파견 연수도 실시한다. 미국은 2주간, 중국과 동남아는 1주간이다.

-이들에 대한 자금 지원 규모는 얼마인가.

▲창업 사업비는 연간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지원비 용도는 기술 개발과 시제품 제작비, 기술 정보 활동비, 지식재산권 취득이나 마케팅비, 창업 활동비다. 사업비의 30%는 본인 부담이다.

-창업 공간도 지원하는가.

▲창업을 위한 사무실과 제품개발실 같은 사무 공간을 지원한다. 전담 교수를 배치하고 설계와 시제품 제작 같은 기술, 장비도 지원해 준다. 학교 졸업 후 5년 미만인 경우 정책 자금과 마케팅 자금, 연구개발(R&D) 연계, 투자 유치도 지원한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다. 한국 기업 1세대들은 도전 정신과 기업가 정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그런 자세로 창업에 도전해야 한다. 또 고객 입장에서 팔리는 제품을 만들고 시장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와 함께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글로벌 마인드를 지녀야 한다.

-사후 멘토링은 어떻게 하나.

▲졸업 기업에 대해 5년 동안 사후 관리를 한다. 애로 사항을 수시로 파악, 부족한 점은 지원해 준다. 직원과 전담 교수들로 1대1 전담 멘토를 지정했다. 멘토들은 상시 모니터링으로 기업을 사후 관리한다. 오는 4월께 팁스타운에 직원을 상주시킬 계획이다. 올해 여름께 20여개 기업을 선발, 중국과 베트남에서 투자 유치 설명회도 열 방침이다.

-창업자가 유념해야 할 점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신뢰다. 신뢰를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나이키 창업주 필 나이트 의장이 “나는 행운의 위력을 공식 인정한다. 운동선수, 시인, 기업가에게는 행운이 따라야 한다. 당신이 열심히 노력할수록 당신의 행운은 좋아진다”고 말했다. 사업은 쉬운 게 하나도 없다. 신뢰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노력하면 운도 따른다. 행운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 현재 창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현재 기숙형 복합 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4시간 청년 창업 활동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중국 선전에 갔더니 설계와 시제품 생산, 소량 생산까지 6층인 복합 시설 안에서 원스톱으로 하고 있었다. 그걸 보고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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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예비 창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준비하지 않은 창업은 실패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도 조세특례심층평가`에 따르면 창업 1년 후 생존율은 62%, 3년 후 생존율은 41%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서 창업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은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학, 창업 교육을 받길 바란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은 성경 말씀인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다. 취미는 강원도 홍천강에서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하는 견지낚시다. 교장실은 언제나 열려 있다. 누구나 들어와 상담할 수 있다. 자주 읽는 고전은 `삼국지`다. 책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리더십과 업무 방법론이 청년 사업가들의 멘토 역할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최 교장은 중앙대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입사해 강원과 인천지역본부 구조고도화 센터장, 인천서부 지부장과 울산지역 본부장을 역임했다. 입사 후 중소기업 650개 업체 경영 혁신을 위한 컨설팅과 3000여개 업체 평가를 수행했다.


이현덕 대기자hd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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