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 대형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에 첨단 기술인 블랙컬럼스페이서(BCS)를 확대 적용한다. 일본에서 수입하는 BCS를 국산화하는 전략도 병행한다. LCD 생산 원가를 줄이고 성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수율도 끌어올려야 해 패널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이런 문제로 중도에 포기한 기술이어서 LG디스플레이가 상용화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TV용 8세대 LCD 라인에 BCS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LG화학과 협력해 BCS를 국산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BCS는 LCD 성능을 한단계 높이고 생산원가는 줄일 수 있는 첨단 기술이다. 주로 중소형 패널에 적용했으며 대형 패널에 적용한 사례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8세대 라인에 BCS를 도입했으나 기술문제로 수율이 급감해 작년 상반기 동안 수천억원 적자를 내기도 했다. 결국 BCS 공정을 걷어냈다.
블랙컬럼스페이서(Black Column Spacer)는 TFT LCD 기판과 컬러필터 기판 사이 간격을 유지하는 원기둥 형태의 컬럼스페이서(Column Spacer)와 RGB 서브 픽셀 사이사이를 메우는 블랙 메트릭스(Black Matrix)를 하나로 합친 새로운 소재다.
BCS를 사용하면 상판의 컬러필터를 하판 TFT LCD 기판에 바로 적층하는 구조가 된다. 유리 상판과 하판에 각각 적용하는 노광 공정을 하판에만 하면 되므로 포토마스크 공정 수를 줄일 수 있어 생산원가가 줄어든다.
유리기판과 컬러필터 사이 간격이 좁아지므로 화소 투과율이 높아져 성능도 높일 수 있다. 개구율이 높아지므로 패널 소비전력은 줄어든다.
그동안 패널 제조사는 중소형 LCD를 중심으로 BCS 구조를 적용했다. 공정 난도가 높아 8세대 이상 대형 패널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LG디스플레이가 2014년 7세대와 8세대 라인에 BCS를 일부 도입했다. 작년에 삼성디스플레이가 BCS를 도입했다가 실패했으며 이후 BCS 도입을 시도한 사례가 없다.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를 목표로 대형 LCD 전체와 OLED 라인까지 BCS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LG화학과 협력해 연구개발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과 대형 LCD 기술력이 상당히 좋고 국산 BCS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이번 시도에 상당히 자신감 있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 패널 제조사도 LG디스플레이 BCS 도입 프로젝트를 주시하고 있다. 40인치 이상 대형 LCD의 품질과 수율 문제를 겪고 있어 이를 해결할 방안 중 하나로 BCS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BCS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시장의 패널 수급 상황이다. 50인치 이상 TV용 패널 공급이 빠듯해 공장을 풀가동해도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공정 기술은 비수기인 상반기에 적용한다. 생산 물량이 줄어도 시장에 큰 영향이 없고 기업도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패널 생산이 시장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생산능력을 최대치로 활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널 수급이 부족하고 거래 가격도 높게 형성돼 제조사들이 만들어 팔기 바쁜 상황”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려면 일부 라인이라도 가동을 중단하고 일정 기간 수율이 떨어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