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인터넷전문은행이 10년 동안 3조6000억원 수준의 중금리 대출을 지원한다. 3년 동안 중저신용 서민 25만명을 대상으로 7300억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도 실행한다.
23일 금융위원회는 카카오뱅크 설립준비단과 함께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무소에서 현장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본인가를 마치고 상반기에 출범한다. 케이뱅크에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반의 사용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카카오뱅크가 상반기에 출범하면 비대면 기반의 새로운 금융 시대가 열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 예비인가를 받은 후 준비법인 설립과 출자, 전산시스템 구축 등 설립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6일 본인가를 신청했으며, 올 1분기 중에 법인 설립을 위반 제반 사항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3월에 출범한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종 DNA를 지닌 인터넷전문은행이 정보기술(IT)과 융합된 간편 결제·송금, 모바일 자산관리 등 특화된 창의 서비스를 주도해서 금융 산업 혁신 촉매제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위원회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통해 10년 동안 3조6000억원 수준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신용평가 체계를 통해 제2금융권을 이용하던 중저신용 서민층을 10% 안팎의 은행 중금리 대출로 끌어안을 계획이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이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은산 분리 규제 완화 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사례처럼 창의 IT 기업이 초기부터 경영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은행법 개정 입법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강석진 의원(새누리당)과 김용태 의원(무소속)이 은행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했고,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안도 세 건이 상정된 상태다.
이와 함께 전산 구축이나 신용평가 모형 설계 등 실무 관련 법규 적용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은 실무 지원 태스크포스(TF)에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정은보 부위원장은 “1분기 안에 카카오뱅크 본인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카카오뱅크는 본인가 이후 상반기 영업 개시를 목표로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그동안의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사업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사업 전면에 로봇이 인간과 대화하는 `챗봇(Chatbot)을 내세워 비대면 기반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봇은 공과금 납부 일정, 자동이체 결제 내역, 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주변 식당을 안내할 예정이다. 또 고객 재무 상황을 점검·관리해 주고 상품 추천 및 상담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이와 함께 △계좌번호 입력이 필요 없는 간편 송금 △현금 이자와 함께 음원·게임포인트 등 비현금 이자 제공 △주주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 `카카오 스코어링`과 중금리 대출 △온라인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금융봇 △이베이(G마켓·옥션) 소상공인 대출 △밴(VAN)·PG 연동을 최소화한 카드결제 시스템 등을 주사업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