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환율 수혜…4분기 실적 시즌 웃으며 출발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9조2000억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발표하면서 실적시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2016년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이 150조원에 달하고 순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시장 호황과 환율 수혜를 입은 IT기업을 중심으로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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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6일 실적 가이던스 발표에서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을 올렸다고 잠정 공시했다. 지난 3분기 갤럭시노트7 리콜 등에 따른 손실처리 문제로 5조원대까지 떨어졌던 실적이 77% 급증했다.

이날 발표된 9조원대 영업이익은 역대 3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가 역대 최고치인 10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연간으로는 40조원도 무난하리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은 반도체 부문 호조와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스마트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한 덕도 컸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와 국내 정치 이슈로 내수 부진이 겹쳐 상장사들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볼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주요기업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보면 네이버가 1조1203억원으로 전년보다 47.0%, 한국전력은 13조3217억원으로 17.4%, 현대모비스는 3조932억원으로 5.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4분기 컨센서스는 연간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됐던 SK하이닉스가 1조2796억원으로 29.4%, 현대자동차는 1조5534억원으로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반으로 갈수록 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다.

일회성 비용이나 누적손실, 잠재손실 등을 4분기에 일시적으로 회계 처리하는 `빅배스`로 인해 실적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삼성전자가 이미 호실적을 발표했고, 금융권도 4분기 충당금 설정 이슈가 크지 않아 미풍에 그칠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한적 빅베스가 나타난다면 4분기 실적 시즌 분위기는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최근 상승세가 과도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상황이며, 코스피도 단기 환매 압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주요 상장사 실적 전망치 (단위: 억원, %) *자료:에프앤가이드>

주요 상장사 실적 전망치 (단위: 억원, %)  *자료:에프앤가이드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