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중국 커제 9단, 박정환 9단 등 세계 최정상급 프로 바둑기사를 상대로 전승을 거둔 정체불명의 바둑고수가 알파고로 확인됐다. 더욱 강해진 기력을 바탕으로 올해 말 공식 대국을 추진한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지난 며칠 동안 새로운 알파고 프로토타입(시제품)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비공식 온라인 바둑 경기를 치렀다”라고 밝혔다.
허사비스 공식 발표로 최근 바둑계를 뒤흔든 익명의 바둑 고수가 알파고임이 확실해졌다. 최근 아이디(ID)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타이젬` `폭스고` 등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 등장해 세계 최정상급 프로기사를 상대로 전승을 거뒀다. 중국 커제·한국 박정환·일본 이야마 유타 등 한중일 랭킹 1위 기사가 모두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압도적인 실력을 볼 때 정체를 감춘 알파고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대국 때보다 향상된 실력으로 인간 바둑기사와 공식 대국을 펼친다. 허사비스는 “비공식 대국을 마쳤기 때문에 올해 안에 바둑협회, 전문가와 공식 경기를 기대 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새 버전 알파고는 빠른 시간 동안 바둑을 두는 테스트에서 원하는 대로 작동해 결과에 만족 한다”면서 “딥마인드와 바둑계가 새로운 버전 알파고로 대국을 치르며 혁신적이고 성공적인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도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고도화 작업을 추진한다. 텐센트 지원을 받는 중국 `싱톈`, 일본 `딥젠고` 등은 프로기사와 대국에서 승리할 정도로 기력이 향상됐다. 한국 `돌바람`은 지난해 9월 유창혁 9단과 3점 바둑에서 패했다. 양건 프로기사협회 회장은 “중국과 일본은 이미 프로기사와 겨룰 정도로 기력이 올라왔다”면서 “국내에서도 돌바람 고도화 작업에 더욱 발차를 가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