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10나노 시스템반도체가 처음으로 탑재돼 속도가 더 빨라지고 배터리 지속시간도 더 길어질 전망이다.
퀄컴은 3일(현지시간) `CES 2017`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글로벌 기자회견을 갖고 차세대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35를 공식 발표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S8 등 올해 출시되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대부분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퀄컴은 올 상반기 내 스냅드래곤 835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냅드래곤 835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되는 업계 첫 10나노 공정 칩이다. 집적되는 트랜지스터 개수는 30억개 이상. 아이폰7에 탑재된 16나노 공정 A10 칩에도 30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돼 있다. 스냅드래곤 835는 제조 공정이 10나노로 미세화된 만큼 칩 면적이 A10보다 더 좁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등 성능으로 비교하면 전력 소모량이 대폭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퀄컴은 이날 발표에서 스냅드래곤 835의 전력 소모량이 2014년 출시한 801 모델 대비 50%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801 모델은 갤럭시S5에 탑재된 AP다. 트래비스 래니어 퀄컴 제품관리 이사는 “835 모델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연속 음성통화를 하루 이상, 음악 재생은 5일 이상, 4K 비디오 재생과 녹화는 각각 8시간과 3시간 이상 할 수 있다”면서 “현재 배터리로 한 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는 가상현실(VR) 게임도 2시간 이상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냅드래곤 835에는 ARM 코어텍스 A 코어를 일부 재설계한 독자적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크라이요(Kryo) 280 4개가 탑재된다. 최대 2.45GHz, 최소 1.8GHz로 동작한다. 최저 전력 소모량과 최대 성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퀄컴은 설명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아드레노 540은 전작 대비 25%나 그래픽 렌더링 성능을 높였다. 10비트 4K 디스플레이를 초당 60프레임으로 재생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연산장치(DPU)와 4K 10비트 비디오 재생을 지원하는 고효율비디오코덱(HEVC:High Efficiency Video Codec)도 내장했다. 이를 통해 스냅드래곤 820을 탑재한 스마트폰보다 60배 이상의 디스플레이 컬러를 지원한다는 것이 퀄컴의 설명이다.
단말기 단에서의 인공지능(AI)화를 지원하기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인 헥사곤 코어도 업그레이드했다. 구글이 공개한 오픈소스 머신러닝 시스템인 텐서플로우 등을 지원한다. 퀄컴은 이를 위해 뉴럴 프로세싱 엔진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를 공개할 계획이다. 듀얼카메라 모듈과 듀얼 포토다이오드(PD) 이미지센서를 지원하는 스펙트라 180 이미지신호처리장치(ISP)를 내장해 줌 성능을 높이고 보다 빠른 자동초점(AF) 속도를 지원한다. 지문 등 생체 인식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해븐` 이라는 보안 영역도 넣었다.
스냅드래곤 835에는 다운로드 속도가 1Gbps에 달하는 X16 모뎀이 내장됐다. 1Gbps는 용량이 18GB인 초고화질 영화 한 편을 약 2분 만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다.
퀄컴은 이날 스냅드래곤 835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퀵차지4 기술도 공개했다. 5분 충전에 5시간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량을 확보해준다는 의미에서 `5 for 5`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