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중 광저우에 10조원 LCD공장 짓는다

대만 홍하이그룹(폭스콘)이 중국 광저우에 10조원 규모 액정(LCD) 패널 공장을 짓는다.

궈 타이밍 홍하이 회장은 광저우시 정부와 610억위안(10조5000억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생산단지 투자 협정을 체결하고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최근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일본 사카이 디스플레이 프로덕트(SDP)가 맡는다. SDP는 궈 회장과 홍하이가 인수한 일본 샤프가 공동 투자한 회사다. 이 라인에서는 2019년부터 연산 920억위안(15조9000억원) 규모 디스플레이, 스마트TV, 전자패널용 LCD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홍하이는 광저우에서 패널 기술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Photo Image

궈 회장은 “생산할 디스플레이 패널 해상도가 육안의 네 배인 8K에 달해 3D 효과를 낼 수 있고, 환자 내시경 검사에도 활용돼 오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이 패널 사용을 결정했으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채택이 유력시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궈 회장의 이번 LCD 공장 투자는 지난달 14일 샤프가 삼성전자에 대해 TV용 LCD 공급을 중단하면서 거래 중지를 선언한 것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샤프가 당시 자사의 최대 고객인 삼성에 대한 LCD 공급을 중단키로 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은 삼성을 경쟁자로 간주하고 있는 모기업 궈 회장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10.5세대 기술을 갖고 있는 샤프로부터 40인치와 50인치, 60인치, 70인치 등 10인치 단위의 중대형 패널을 공급받아 TV 완성품을 생산해 왔다. 궈 회장은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IT기업 폭스콘의 최고경영자(CEO)로 수시로 공공연히 `삼성 타도`를 외쳐 왔다.

궈 회장은 이날 협정 조인식에서 기자들 질문에 이번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함해 자신의 수중에 30건의 투자 대상 프로젝트가 있다면서 공격적 투자에 나설 계획을 내비쳤다.

그는 또 “폭스콘은 중국에서 나가지 않고 계속 사업할 것”이라며 “오늘 협정 조인이 가장 좋은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폭스콘이 1988년 선전에 투자한 것은 당시 광저우 교통사정이 불편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28년 만에 성사된 이번 광저우 투자협상에 걸린 시간이 50일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