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폭스콘과 샤프는 중국 광저우시에 610억위안을 투자해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설비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폭스콘·샤프에 이어 HKC가 11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투자를 확정했다. CEC도 11세대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10세대급 이상 초대형 LCD 투자 바람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2018년 이후 LCD 수급상황과 선두 기업 판도가 불투명해졌다.
샤프 사카이디스플레이는 중국 정부와 10.5세대 LCD설비 투자 계약을 지난 30일 체결했다. 2019년 생산을 목표로 8K 해상도 대형 LCD 위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HKC는 11세대 LCD 투자를 확정했고 CEC도 투자 여부를 조율 중이다. 중국에 10세대 LCD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중심으로 초대형 LCD 시장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HKC는 윈난성 쿤밍시 정부와 손잡고 11세대 LCD 디스플레이와 TV 완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법인 합작사 설립에 서명했다. 400억위안(약 6조9264억원)을 투자해 연간 864만장 LCD를 생산할 수 있는 11세대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연간 생산액은 220억위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미엄 스마트TV 조립라인 건설에도 50억위안을 투입한다. 11세대 라인에서 생산한 패널을 모두 자체 소화한다. TV 라인은 500만~1000만대를 조립할 수 있는 규모로 연간 판매수입 400억위안 달성을 목표했다.
중국 국영 IT기업 CEC도 11세대 LCD 투자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치는 청두가 유력하다. CEC 자회사인 CEC-판다는 청두에 8세대 LCD 라인 신설 투자를 조율해왔다.
최근 10세대급 LCD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인 대만 폭스콘과 샤프도 실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한 지역에 부지를 매입하는 등 10세대 투자 집행을 시작할 전망이다. 업계는 폭스콘이 광저우에 대형 LCD 라인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패널 제조사가 잇달아 초대형 LCD 투자에 나서면서 2018년 이후 시장 판도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국내외 저세대 노후 LCD 라인이 문을 닫을 예정이고 TV 수요가 대형 중심으로 늘면서 LCD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한다. 동시에 BOE가 10.5세대를 가동하는 2018년 이후부터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되면 점차적으로 과잉 현상이 시작할 우려도 제기된다.
60인치 이상 대형 TV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효율적으로 이 시장에 대응하려면 10세대급 생산 라인이 필요하다. 향후 수율이 안정되고 추가로 초대형 설비에 투자하면 공급 과잉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이미 초대형 LCD 투자는 중국이 닻을 올렸다. BOE와 차이나스타가 각각 10.5세대와 11세대 투자를 시작했다. BOE는 2018년 하반기부터, 차이나스타는 2019년 말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여기에 폭스콘과 샤프가 중국에 10세대 라인을 건설하고 기존 샤프의 일본 사카이 10세대 공장까지 증설하면 2019년 이후 대형 LCD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이 초대형 LCD에 투자하는 것은 빠르게 증가하는 대형 TV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떠올랐지만 아직 중소형 OLED에서 고전하고 있고 대형 OLED는 일부 기업만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초대형 LCD TV에 집중해 퀀텀닷(QD) 등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는 게 빠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문표 고려대 교수는 “OLED가 상용화되면서 LCD가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LCD를 연구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LCD 기술도 꾸준히 연구해 향후 미래 시장에 새롭게 적용될 가능성을 살피고 어떤 새로운 기술이 OLED 시대 이후를 이끌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서 가능성이 있는지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