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등장과 카드 수수료 절감을 위해 카드사들이 앞 다퉈 전자결제대행(PG) 시스템을 직접 구축한다.
최근 금융당국은 “신용카드사가 온라인 쇼핑몰 등 가맹점 PG사업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신용카드 업자가 자사 가맹점에 한해 전자매출전표 수령, 자금 정산 등 업무를 직접하는 것은 여신전문업법 개정안에서 제한하는 업무가 아니라며 카드사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새해 상반기 그동안 외부에 맡겨왔던 PG 시스템을 직접 구축한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8일 자본금 70억원 규모 PG자회사 블루월넛을 설립했다. 외형상으로는 급변하고 있는 지급결제 시장과 다양한 디지털 사업 학습을 위해 자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지만, 온라인 쇼핑몰 거래에 자체 PG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블루월넛은 전자금융업 등록을 마친 뒤 이달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도 새해 상반기 자체 PG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다. 카드결제 승인과 전표매입 업무를 자체 PG로 하고 KB카드 쇼핑몰, 앱카드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신한카드도 온라인 쇼핑몰 올댓쇼핑몰과 온·오프라인 결제플랫폼 판(FAN)페이에서 자체 PG를 하고 있다.
선발 카드사들이 자체 PG 시스템을 추진하는 이유는 PG 위탁 수수료를 줄이고, 온라인 결제 직승인으로 간편결제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현재 온라인 가맹점은 신용카드를 결제할 때 PG사와 밴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PG사는 온라인 가맹점을 대신해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한 뒤 온라인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밴사는 전표 매입을 중개하고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밴(VAN) 직승인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리베이트 간접 제공 행위로 간주돼 사업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이 때문에 외부 대행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은 PG부문 밖에 없고,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는 곳이 많아 자체 PG사업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 카드사들도 O2O 기반 사업이 확장되면서, 자체 PG사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