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가 11월 카드 승인 실적을 분석해 배포한 자료가 엉터리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업계에 따르면 27일 여신협회는 홈쇼핑 업종 전체카드 승인 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3.3% 하락한 15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최순실 국정 농단 등 정치적 이슈 때문에 뉴스 시청을 하는 국민이 늘면서 홈쇼핑 이용이 급격히 줄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이 수치를 놓고 홈쇼핑 업계는 `터무니 없는 엉터리 분석`이라며 발끈했다. 한마디로 말이 되지 않는 `오류`라고 주장했다.
실제 국내 빅3로 분류되는 A홈쇼핑 11월 카드결제 승인 거래액은 2000억원 내외로 확인됐다.
여신협회가 제시한 홈쇼핑업계 전체 카드결제 합산 금액보다 홈쇼핑 한 곳의 카드결제 금액이 더 많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A홈쇼핑 관계자는 “여신협회가 제시한 1519억원이라는 금액은 대형 홈쇼핑 업체 한 달 (카드)취급고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며 “게다가 11월 거래액을 확인한 결과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으로 확인됐고, 이를 최순실 국정 농단 이슈로 연결시키는 것 자체가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중위권에 속하는 다른 홈쇼핑 업체도 “(홈쇼핑) 업계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협회 입장이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경기 침체 속에서도 홈쇼핑 업계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고 반론했다.
협회가 비교 자료로 차용한 지난해 홈쇼핑 업계 카드승인 금액 또한 잘못된 수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신협회는 지난해 11월 홈쇼핑 카드승인 금액을 4144억원으로 추정했다. 다수 홈쇼핑 업체는 한 해 홈쇼핑 시장 규모를 대략 16조~17조원으로 추정하는데, 이를 단순 분류해도 한 달 매출이 1조3000억원가량 된다고 주장했다. 또 겨울 시즌에는 의류 가격 상승으로 매출이 대부분 증가하고, 현금결제와 카드결제 비율이 2대8 정도여서 협회가 제시한 금액은 논리적으로도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한 메이저 홈쇼핑사는 지난 11월 카드승인 금액이 전년 대비 10%가까이 증가했다”며 “여신협회에서 산정한 금액은 TV홈쇼핑이 아니라 다른 분야, 예를 들어 T커머스 업체 수치를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 측은 “카드 공동망을 활용해 수치를 객관적으로 산정한다”며 “홈쇼핑 업계가 문제를 제기했다면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11월 홈쇼핑업종 카드승인 금액(자료-여신금융연구소)>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