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해 TBT 통보 432건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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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올해 역대 가장 많은 무역기술장벽(TBT)을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후 기술집약·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TBT가 급증했다. 내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TBT가 산업 전방위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기업에 대한 적합성 평가 인증지원 등 제도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WTO TBT정보관리시스템(IMS)에 따르면 올해 미국 TBT 통보건수는 총 432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4년에 통보한 180건의 2배가 넘는다. 역대 개별 국가가 통보한 TBT 중에서도 가장 많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미국 올해 TBT 통보 건수는 2014년 에콰도르가 기록한 420건 개별 국가 통보 기록을 이미 넘었다”고 밝혔다.

올해 세계 전체 TBT 통보도 2289건(20일 기준)으로 역대 최고에 이르렀다. 미국 TBT 통보는 이 중 약 18.8%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TBT 증가세가 최고점을 찍은 것이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국 기술 집약·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뚜렷한 TBT 증가세를 보였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국 TBT는 2000년에서 2008년 사이 502건이던 것이 2009년에서 2016년(8월 기준)까지 1146건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산업별로는 전기·전자 분야 비중이 특히 늘었다. 미국 전체 TBT 통보 중 전기전자 비중은 금융위기 이전(2001~2008년) 9.9%를 차지했던 것이 금융위기 이후(2009~2016년) 24.0%로 상승했다.

한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에 있었기 때문에 미국은 기술 집약, 고부가가치 산업 위주로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했다”면서 “전기전자 분야 비중이 높아진 것은 이 같은 기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TBT는 나라마다 다른 기술 규정·표준·인증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신산업 기술 발달에 따른 중립 규정도 있지만 무역에 불필요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국제표준과 일치되지 않는 표준, 자국 제품·수입 제품 간 차별 대우, 적합성 평가 절차 중복 등은 무역활동을 저해하는 대표 규정이다.

내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으로 TBT가 미국 보호무역주의 공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전자 분야뿐만 아니라 자동차·화학·기타 저부가가치 산업 분야에도 TBT 등 보호무역조치 수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종철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 부연구위원은 “트럼프가 보호무역 목표로 삼고 있는 곳이 중국”이라며 “앞으로는 저부가가치 산업 분야에도 전 방위적으로 공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선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자 협의 등으로 특히 TBT 대응에 취약한 중소·중견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고준성 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 선임연구위원은 “개도국이 보통 보호무역 일환으로 TBT를 활용하지만 미국 또한 보호무역으로 활용하기도 한다”면서 “기술 규정, 표준보다는 중복심사나 과다 비용 등 적합성 인증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것이 문제다. 양자 간 협의로 TBT 대응에 취약한 중소기업 위주로 개선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WTO TBT 통보 현황 (자료:국가기술표준원)>

미국 WTO TBT 통보 현황  (자료:국가기술표준원)

<전체 WTO TBT 통보 현황 (자료:국가기술표준원)>

전체 WTO TBT 통보 현황  (자료:국가기술표준원)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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