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EU와 과세 전쟁 돌입··· "130억 체납세 부당하다" 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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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애플

애플이 유럽연합(EU)과 `과세 전쟁`에 돌입했다.

체납세 명목으로 130억유로(약 16조1000억 원)를 납부하라는 EU 명령에 반발, 19일(현지시간) EU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며 EU와 전투 모드에 돌입했다. 항소와 관련해 애플 대변인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거액을 과세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결정은 애플을 `만만한 표적`으로 삼은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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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자국에 있는 다국적 기업 과세로 `아이렉시트(아일랜드의 EU탈퇴)`까지 언급한 적이 있는 아일랜드 당국도 이날 EU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며 “EC가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애플에 동조했다. 애플과 아일랜드 재무부는 EU가 결정 세부 사안을 담은 130쪽가량 보고서를 공개한 날 즉각 항의 의사를 밝혔다. 이번 소송은 EU 최고법원에서 수년간 법정 다툼을 거친 후 시비가 가려질 전망이다.

앞서 EC는 지난 8월 30일 애플이 아일랜드 정부로부터 불법적 특혜로 세금을 감면 받았다며 역대 최대 규모인 130억유로 상당 체납세를 아일랜드에 납부하라고 명령했다. 아일랜드 정부가 EU 정부 지원 규정을 위반하고 애플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준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EC는 “아일랜드가 애플의 불법적 조세 회피를 돕고 있다”면서 “EU 회원국 간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는 처사”라고 아일랜드를 비난했다.

애플은 아일랜드 유럽 본사를 통해 11년간 1300억달러 이상 천문학적 수익을 올렸음에도 상당 부분 비과세 혜택을 받았다. 아일랜드 법인세율은 12.5%다.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이 낮기 때문에 애플은 EU회원국 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아일랜드 매출로 계산한다. 로이터의 기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2000억달러 수입을 올린 애플에 대해 아일랜드 당국은 총 3.8%의 세금만을 부과했다.

아일랜드 입장에서 EC의 결정이 불만스럽다. 낮은 법인세 혜택으로 지금까지 700개 이상 다국적 기업이 아일랜드에 유럽 법인을 세웠다. 경제 규모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기업이 몰려 있다. 다국적 기업이 아일랜드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아일랜드 입장에선 EC의 이 같은 세금 추징책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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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EU 간 법인세 논쟁은 미국계 다국적 기업과 유럽 정부 간 자존심을 건 세금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U는 지난해 네덜란드 정부에게 비슷한 이유로 스타벅스로부터 3억유로 상당의 세금을 환수하라고 명령했다. 룩셈부르크도 피아트로부터 3억유로 가까운 세금을 추징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맥도날드와 아마존도 유럽 정부와 비슷한 사건을 겪은 바 있다.

미국 기업은 외국에 세금을 내면 그만큼 국내에서 감세를 받는다. 다국적 기업이 외국에서 내는 세금이 많아지면 미국에서 면세 받는 액수가 커져 그만큼 미국 세수에 차질이 발생, 미국과 유럽간 갈등 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

`애플 사건`은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 법인세율이 낮은 유럽국가에 본사를 둔 많은 미국계 다국적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기업은 물론 미국과 유럽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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