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갤럭시노트7 발화 등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30조원에 육박하는 우량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내년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과 스마트폰 사업 회복,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인수합병(M&A)이 핵심 키워드로 꼽히고 있다.
19일 업계와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내년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2013년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제기했다. 연말 주가도 역대 최고가인 180만원 근방에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36조785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냈다. 그러나 이후 2014년과 2015년에 모두 24조원대와 25조원대에 그치며 주춤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만 해도 30조원 돌파가 유력했지만 갤럭시노트7 발화 여파로 28조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점쳐진다.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감안하면 선방했다.
올해 같은 돌발 악재만 없다면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3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노무라금융투자는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44%가량 급증, 40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해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사업 회복, 부품사업 지속 성장, 지배구조 개편, M&A를 통한 성장 동력 확보 등 과제를 풀어 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 측면에서는 새해에 선보일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성공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갤럭시S8 제품 완성도와 판매량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실적 차원을 넘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지속 가능성에도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실적 면에서는 부품 사업이 견인차 역할을 한다. 올해 하반기 실적을 주도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새해 성장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어규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새해 업황 호조세 지속이 기대되는 가운데 3D 낸드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삼성전자만의 특화 제품이 양산될 것”이라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3.8% 증가한 23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경영 측면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최대 화두다. 삼성전자는 엘리엇이 회사 분할을 요구한 데 대해 6개월 정도 검토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지주회사 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의 분할 성공은 기업 가치 상승에 긍정이라는 평가가 대세다. 정치권과 연결된 특별검사 결과도 중요 변수로 꼽힌다.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M&A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6월 말 기준 143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내 유보금을 보유했다. 새해에도 M&A 공세를 적극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바이오, 소프트웨어(SW) 등 미래 기술 분야가 대상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실적 성장에 대한 2017년 그림이 명확한 가운데 주주환원 정책에 이어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가 존재한다”면서 “하만 인수 건과 같이 비유기적 성장을 위한 추가 M&A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자료:에프앤가이드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