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교수팀, 플렉시블 투명 반도체 소재 국내 첫 개발

국내 연구진이 자유롭게 휘어지는 투명한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 다양한 휴대용 기기에 이용이 가능, 미래형 반도체 기기 개발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이광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이 고분자 반도체, 절연 고분자체를 혼합해 투명한 플렉시블 유기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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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P2T 박막과 DPP2T/폴리스타이렌 박막 광투과도 스펙트럼. 순수 DPP2T에 비해 가시광 투과도가 월등히 높다.

반도체 재료 가운데 유연성과 가시광선 투과도가 모두 높은 소재는 아직 없다. 현재 주로 쓰이는 실리콘을 비롯해 금속산화물, 탄소소재 등 차세대 반도체 소재도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니지는 못한다.

유연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고분자 유기 반도체도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성질로, 투명도를 확보하기 어렵다. 얇은 박막으로 만들면 투명해지지만 전하 이동성 등 반도체의 특성이 약해진다.

연구팀은 소량의 고분자 반도체(DPP2T)에 절연체로 고분자 폴리스티렌을 더했다. DPP2T는 폴리스티렌의 투명한 내부에서 얇은 그물망 구조를 형성한다. 큰 구멍 사이를 최소한의 연결통로로 잇는 구조로, 가시광 투과도가 100% 가까이 높아진다. 박막을 통해 반대편 사물을 색 왜곡 없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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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DPP2T와 다르게 계속적으로 연결된 그물망 구조를 형성한다.

혼합 그물망 반도체는 순수 박막 형태 DPP2T보다 반도체 성능도 뛰어나다. 전하가 이동하는 실제 면적은 기존 소재의 15%에 불과하지만 전하 이동도는 약 4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물망 구조를 따라 조성된 고분자 사슬로 전하가 효율 높게 이동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정도 간단, 양산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각 소재를 용매에 섞어서 찍어 내는 `용액공정`을 활용, 쉽고 빠르게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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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새로운 소재는 투명한 인체부착형 생체신호감지 모니터링 시스템, 심미 입장에서 우수한 웨어러블 기기, 초박막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전자장치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광희 교수는 “유기 전자재료가 지니는 가능성을 넘어 모두가 꿈꾸던 기능을 구현했다”면서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구축, 기존에 불가능하던 기술을 현실화할 수 있게 됐다”고 의의를 부여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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