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검사장비 기업 이엘피가 한국과 중국에서 본격적인 성장을 꾀한다. 국내 생산설비 증설과 중국법인 설비 투자를 위해 이달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다.
이엘피(대표 이재혁)는 2일 서울 여의도에서 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에 따른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엘피는 중소형 OLED와 액정표시장치(LCD)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OLED 마더글라스를 자른 후 불안정한 상태의 RGB 소자를 안정화하기 위해 다양한 압력을 가하는 OLED 에이징(Aging) 시스템 설비를 2007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 독점 공급해왔다. 딱딱한 리지드(Ligid) OLED는 물론 엣지 OLED, 플렉시블 OLED에 모두 대응한다.
회사는 에이징 설비 외에도 LCD 모듈 점등과 터치 기능을 동시 검사하는 LCD 모듈 터치검사기도 보유했다. 이 장비는 주로 LG디스플레이에 납품됐다.
이재혁 대표는 “OLED 에이징 시스템 시장에서는 아직 세계적으로 눈에 띄는 경쟁사가 없다”며 “이엘피는 약 13년간 이 분야를 연구개발하고 양산 장비를 공급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향후 경쟁사가 늘어나도 시장 우위를 지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엘피는 기업공개로 공모한 자금으로 성장하는 중국 OLED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쑤저우에 위치한 현지 생산법인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9월 현지에 제조공장을 설립했다. 단순 조립생산 위주로 시작했지만 내년부터 핵심 부품을 제외한 전 제품을 중국에서 제조,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이엘피는 중국 OLED 설비 투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검사장비를 공급해왔다. 중국용으로 공급하는 장비는 에이징, 점등, 터치를 종합적으로 대량 검사할 수 있는 OLED 검사 시스템을 갖췄다. 국내 공급하는 장비와 기술 방식, 사양 등이 다르다.
BOE, 티안마, 에버디스플레이, 비전옥스 등 7개 패널 제조사에 장비를 공급했다. 이 중 3~4곳에 양산용 장비를 공급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3년 10억원대이던 중국 매출이 지난해 50억원대로 성장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100억원을 넘어섰다.
이재혁 대표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OLED 설비에 투자하고 있고 몇 년 뒤에는 현지에서 동종 장비를 국산화한 중국 경쟁사도 생길 수 있다”며 “한국에서 장비를 조달하면 현지서 빠르게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는 등 미래 잠재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하려면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추는 게 좋겠다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엘피는 3분기 누적 매출 187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인 매출 161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4분기 수주가 많은 특성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매출은 지난해의 약 두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엘피는 폴더블과 롤러블 디스플레이, 자동차,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등 새로운 OLED 패널에 대응하는 검사장비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대형 OLED TV 패널용 검사장비도 개발을 마치고 고객사 확대를 추진한다.
검사장비 사업 외에 신사업으로 약 2년간 카메라 렌즈 모듈과 블루필터 개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까지 개발을 마치고 2018년 생산설비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이재혁 대표는 “LCD가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던 시절 일찌감치 OLED 검사 기술 개발을 시작한 결과 이엘피 고유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양산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